양성관 동강대 교수의 남도일보 독자권익위원 칼럼
제8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양성관(동강대학교 교수)

광주에는 2개의 비엔날레가 있다. 하나는 지난 1995년에 만들어진 광주비엔날레로, 광복 50주년과 ‘미술의 해’를 기념하며 한국 미술문화를 새롭게 도약시키는 한편, 광주의 문화예술 전통과 5·18광주민주화운동 이후 국제사회 속에 널리 알려진 광주 민주정신을 새로운 문화적 가치로 승화시키기 위하여 시작된 국제현대미술전시회이다. 또 하나는 2005년에 시작하여 금년에 8회째 맞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로, 디자인비엔날레는 디자인으로 국가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고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자 시작하였다.

현재 광주비엔날레는 짝수 해에,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홀수 해에 개최되고 있다. 이 두 행사는 큰 줄기에서는 하나이지만 각각의 독자적인 특색을 갖고 진행되고 있다. 광주비엔날레가 처음 시작하던 때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많은 관객들이 찾아와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시작한 지 25년 가까이 되면서, 또한 디자인비엔날레와 격년으로 진행되면서 두 비엔날레는 초창기 시작하던 때에 비하여 시민들의 관심도가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광주비엔날레가 시작된 지 두 세대가 바뀌었다. 문화는 시대에 따라 공감과 소통의 차원이 변하는 것이다. 이제는 한번쯤 두 비엔날레의 역사를 되짚어보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광주비엔날레는 광주가 문화도시, 민주도시로서의 중심이 되어 한국 및 전 세계와의 교류를 넓혀 나가는 국제 현대미술의 장이다. 여기에서는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현대미술의 발표와 교류가 이루어지며, 국제 미술전시회의 성격을 갖고 여러 나라의 작가나 작품들로 꾸며지고 있는 국제 학술대회의 성격을 띠고 있어 일반인의 관심도가 높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당해 연도 설정한 주제와 기획 의도에 의해 국내외 디자이너 및 작품들을 선정하고 초대하여 시각문화의 장을 펼치고, 시대의 흐름에 따른 디자인문화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차원에서 시민들과의 접근이 훨씬 쉬울 수 있다고 본다.

그러한 의미에서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디자인비엔날레의 전시공간이 광주시내 전역이 되어야 한다. 요즘 광주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몇 개의 마을이 있다. 서창동 한옥마을,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동명동 카페거리, 발산동 창조문화마을 등이며, 디자인비엔날레는 이러한 마을들로 확산되어 시민들에게 도움을 주는 전시와 이벤트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디자인이 필요한 곳이 전통시장이다. 광주의 몇 군데 전통시장은 이제 디자인문화의 싹이 돋았다고 볼 수 있다. 디자인으로 싹을 키워 꽃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해야 한다. 디자인이 필요한 곳은 시내 곳곳의 길에도 있다. 광주는 ‘빛고을’이다. 예술의 거리, 광주천변, 무등산 진입로 등의 가로등을 멋지게 디자인하여 예술의 도시답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시민과 함께 어우러져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축제로 만들 수 있는 장소는 광주시내에 널려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시 운영되어야 한다. 2년마다 홀수 해의 9월부터 10월까지 전시를 하는데, 이 기간 동안만 단발적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광주디자인센터가 조직되어 있다. 광주디자인센터가 중심이 되어 연중 관람객들이 찾고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디자인비엔날레가 되어야 할 것이다. 광주과학관이나 광주박물관은 연중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광주디자인센터와 광주비엔날레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뿐만 아니라 광주시내 일원에서 시민들과 함께 숨 쉬고 시민들과 함께 하나가 되어 연중 지속될 때 해를 거듭할수록 호응도가 높아질 것이다.

지금은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광주시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이기에 아직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홍보는 소홀한 편이 없지 않다. 수영대회가 마무리되면 늦은 감이 있지만 광주시와 광주디자인센터, 광주시민이 하나 되어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시민과 함께 어우러지는 성공적인 제8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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