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m 높이서 점프→환상 연기→수직낙하

인간새처럼…무등산 배경으로 아찔한 ‘비상’
30m 높이서 점프→환상 연기→수직낙하
하이다이빙 매력에 ‘푹’…스릴만점 ‘탄성’
 

광주를 날다
22일 광주광역시 동구 조선대학교 하이다이빙 경기장에서 열린 하이다이빙 남자 27m 경기에서 미국의 앤디 존스가 멋진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특별취재반/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22일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최고 흥행 종목으로 주목 받는 하이다이빙 경기가 조선대학교 경기장에서 펼쳐졌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아찔한 높이에서 연기 펼치는 선수들의 담력에 놀라워요. 하이다이빙 매력에 한껏 빠져드는 것 같아요”

22일 한국 최초로 하이다이빙 경기가 펼쳐진 조선대학교 경기장.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최고 흥행 종목으로 주목 받는 하이다이빙 경기가 펼쳐지자 관중석에선 연이은 탄성이 터져나왔다. 이날 경기장 관중석은 2천명의 관람객들로 가득 채워졌다. 한국 최초로 조선대에 하이다이빙 경기장이 설치되면서 사상 첫 하이다이빙 경기의 스릴을 만끽하기 위해 수많은 시민들이 경기장을 찾은 것이다.

첫 경기는 이날 오전 열린 하이다이빙 여자 예선전. 20m 높이의 다이빙 플랫폼에 첫 번째 출전 선수인 페르난데즈 로페즈(스페인)가 등장하자 관람객들의 시선은 다이빙대에 집중됐다. 로페즈가 심호흡을 가다듬자 관중석도 20여초간 정적이 흘렀다. 로페즈가 광주의 하늘로 높이 날아 앞으로 공중 2회전을 돈 후 몸을 비틀어 지름 17m, 깊이 6m의 수조에 빨려들어가듯 착지하자 관중석에선 ‘우와’하는 탄성이 쏟아졌다.

이어 영국의 맥컬린 제니퍼가 플랫폼에 올라 긴장을 풀려는 듯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어보였다.

시민들은 맥컬린의 손짓에 화답이라도 하듯 함께 손을 흔들어보이며 몸짓으로 응원했다. 맥컬린은 양손으로 다리를 잡고 2번 회전한 후 발끝부터 물보라를 일으키며 안전하게 입수하자 관중석에선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이날 관람을 위해 자녀들의 학교와 어린이집 등에 체험학습계를 내고 경기장을 찾은 설수현(39·여)씨는 “한국 최초로 만들어진 하이다이빙 경기장과 경기 모습을 아이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어 찾았다”며 “평소 아이들이 물을 좋아해 수영 종목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 경기 관람을 통해 수영에도 다양한 종목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또다른 추억으로 남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대학 도서관에서 수험공부를 하다 하이다이빙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찾은 관중도 있었다. 양태열(28)씨는 “하이다이빙 경기가 열린다는 소식에 현장에서 입장권을 구매해 관람하러왔다. 하이다이빙이라는 종목이 생각보다 재밌다”며 “20여 m 높이에서도 잘 뛰어내리는 선수들이 신기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여자부 경기에 이어 오후엔 하이다이빙 남자부 예선이 진행됐다. 남자부 경기는 앞선 경기보다 더욱 높은 27m 플랫폼에서 시작됐다. 아파트 10층 높이와 맞먹는 아찔한 플랫폼에 선수들이 올라서자 관중들은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경기에 집중했다. 세계선수권대회 하이다이빙 2연패를 노리는 스티브 로뷰(미국)가 호명되자 관중들은 환호로 맞이했다.

곧이어 로뷰가 플랫폼에 발을 내딛고 몸을 앞으로 숙이며 5바퀴 회전 후 ‘첨벙’소리와 함께 물 속으로 파고들자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무등산을 배경으로 한 광주 도심 속에서 세계 각국 선수들이 펼치는 아찔한 하이다이빙 묘기에 관중들은 뜨거운 햇볕도 아랑곳 하지않고 빠져들었다.

시민 서포터즈단 윤애리(33·여)씨는 “시속 몇㎞의 속도로 떨어지는지 가늠할 수 없는 선수들의 모습에 눈을 뗄 수가 없다”며 “상공에 몸을 맡기고 자유자재로 연기를 펼친 하이다이빙 선수들의 모습에 이제껏 봐온 다이빙은 다이빙이 아니었던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시민들의 환호성은 경기장 밖에서도 이어졌다. 다이빙 플랫폼이 20여m 높이에 설치된 만큼 이날 표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은 경기장 인근 솔밭에 자리를 잡고 경기를 관람했다. 조선대 학생회관으로 향하던 김성현(25)씨는 “아찔한 높이에서 물구나무서기 등 다양한 자세로 뛰어내리는 선수들의 모습에 넋을 잃을 지경”이라며 “군대를 다녀온 남성이라면 한번쯤 겪어봤을 레펠·낙하 훈련이 생각난다. 선수들이 뛰어내리는 높이와 비교할 순 없지만 10여m에 서는 것조차도 힘들었는데 더 높은 곳에서 자유자재로 뛰어내리는 선수들의 담력에 존경스럽다”고 말하며 ‘엄지척’을 들어보였다. 특별취재반/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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