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보석 후 첫 법정출석…옅은 미소 띤 채 묵묵부답

연합뉴스 캡쳐
법원의 보석 결정에 따라 풀려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다소 밝아진 표정으로 법정에 나왔지만 재판에 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양 전 대법원장은 23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되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재판에 나왔다. 보석으로 석방된 이후 처음 출석하는 재판이다.

전날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직권 보석 결정을 내렸다. 1월 24일 구속된 이후 179일 만이다.

법원은 양 전 대법원장을 석방하면서도 여러 조건을 붙였다. 거주지를 현주소로 제한하고, 사건 관련자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를 고려한 보석 조건이 부과됐다.

이에 따라 양 전 대법원장은 앞으로 주 2∼3차례 경기도 성남시 자택과 서울 서초동 법원 종합청사를 오가며 재판을 받는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은 짙은 남색 양복에 노타이 차림으로 법원을 향했다. 그는 이날 오전 7시가 채 되기 전에 집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9시 40분쯤 법원에 도착한 양 전 대법원장은 “보석 후 첫 재판인데 소감이 어떠한가”, “보석을 왜 받아들였는가”, “보석 조건으로 사건 관계자들을 못 만나게 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시냐”는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바로 법정으로 향했다.

또 “고의로 재판을 지연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냐”, “법정에서 직접 변론하실 생각은 없는가”라는 등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이었다.

무덤덤한 표정으로 앞만 바라본 채 법정으로 향했으나, 간혹 옅은 미소를 짓는 등 수감 때보다 표정이 한결 밝아진 모습이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전날 석방되면서 보석을 받아들인 이유를 묻자 “지금 한창 재판이 진행 중이니까 신병 관계가 어떻게 됐든 제가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다”며 “앞으로 성실하게 재판에 임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풀려남에 따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구속된 피고인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1명만 남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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