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방지시설물부터 보초 서는 주민까지 등장

수영대회 주경기장 인근 주택가 주차차량에 ‘골머리’
주차 방지시설물부터 보초서는 주민까지 등장해
“앞으로 마스터즈 대회도 남았는데” 걱정 우려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남부대 주경기장 인근 주민들이 최근 극심한 주차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영 대회 관계자 및 관람객들의 차량 주차로 인해 대문 출입이 막히거나 차량이 이동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어서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2019광주세계수영대회 주경기장인 남부대 인근 주택가가 관람객들이 몰래 주차한 차량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차량들은 집 대문을 가로막은 채 주차돼 있는가 하면 저녁 늦게까지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이곳 주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25일 남부대 후문 산월초등학교 인근 주택가. 다세대 주택과 상점 등이 자리한 골목길 양쪽은 주차된 차량들이 빼곡히 줄지어 서 있었다. 차량 앞 유리창에 붙은 주민 주차카드 대부분은 다른 지역 주소가 적혀 있는 차들이었다.

남부대에서 진행되는 수영대회와 관련된 업무를 보거나 경기를 관람하러 온 관람객들 차량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100여m 골목 도로를 사이로 어림잡아 60~70대 이상 차량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었다.

문제는 야간 경기가 있는 날에는 저녁 퇴근 시간 이후에도 차량들이 주택가를 점령하다시피 한다는 것. 평소 자신들의 집앞에 주차를 하던 주민들은 자신들의 주차공간까지 빼앗기자 부랴부랴 주차공간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주차금지’ 안내문과 함께 대문 앞에 차를 주차하지 못하게 라바콘을 설치하는 가 하면 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예 골목길에 나와 보초까지 서는 주민도 생겨나고 있다.

주민 A(58)씨는 “인근 주변을 다 둘러봐도 주차 공간이 빈 곳을 찾아보긴 힘들다. 조금만 틈이라도 생기면 어김없이 차량이 나타나 홀연히 주차해놓고 떠난다”며 “물건을 옮려야 함에도 주차된 차량이 대문을 막고 있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차량이동을 부탁하는 전화를 해도 곧 온다면서 소식이 없거나, 아예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B(49·여)씨도 “경기장을 방문하는 관람객 뿐 아니라 대회 관계자 등도 차량을 주택가에 주차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흥행 종목이라고 불리는 경기가 시작되면서부터는 저녁에도 주차할 자리가 없어 몇 바퀴를 돌거나 먼 곳에 주차를 하고 한참을 걸어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빌라 1층에서 상점을 운영하며 거주하고 있다는 최모(58)씨는 “세계대회가 진행되는 만큼 배려와 양보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말을 할 수 있겠지만, 경기장과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곳에 주차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주차를 못하는 것은 물론 거주민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용주차장을 이용해달라는 당부에도 쌩 하니 가버리는 사람들을 보면 이것이 시민의식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성토했다.

이어 “선수권 대회가 끝나더라도 마스터즈 대회가 남았다. 마스터즈 대회의 경우 참가 선수들도 많고, 입장표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친·인척, 친구 등 더 많은 시민들이 응원을 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제가 되는 지금도 이러한 상황인데, 참가 선수가 더 많은 마스터즈 대회가 진행된다면 전용주차장을 이용하지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 주차하려는 사람들로 더 복잡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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