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관의 세상만사
섬은 전남의 미래다
김우관 <남도일보 중·서부취재본부장>

내일(8일)은 ‘섬의 날’이다. 정부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가기념일로 제정한 뜻깊은 날이다. 국민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자 미래 잠재성장 동력인 섬의 가치를 높이고 중요성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섬은 관광·생태·문화자원의 보고(寶庫)라는 점에서 ‘관광 활성화’를 통해 국가균형발전의 계기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섬의 날’이 제정되기 까지에는 많은 기관과 단체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당시 전남지사), 박지원 의원 등과 전라남도, 목포도서문화연구원, 지역 언론 등이 합심한 결과물이라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섬의 날’은 매년 8월 8일 치러진다. 8월 8일로 정한 것은 국민들이 기억하기 쉽고 8월이 섬 지역의 먹거리와 볼거리가 가장 풍성하며 여름 휴가철과 함께 섬 방문객이 가장 많다는 점, 그리고 8 이라는 숫자가 섬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8=∞)을 상징한다는 점 때문이다.

대한민국 해양수산 중심지

제1회 섬의 날 행사가 전남 서남권의 중심인 목포에서 개최된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전남은 전국 2/3에 달하는 2천165개의 섬과 전국 50%를 차지하는 6천743㎞의 긴 해안선, 전국 최대·양질의 갯벌자원(전국 44%·세계 5대 갯벌)을 보유해 그야말로 대한민국 해양수산의 중심지다.

또한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순천만 갯벌과 한국관공사가 뽑은 휴가철 가고싶은 섬 33개 가운데 관매도, 비금도, 보길도 등 13개 섬이 산재하고 있다. 완도 명사십리와 여수 검은모래해변 등 아름다운 해변이 있고, 제주도와 함께 전국에서 미세먼지가 가장 낮은 대기청정지역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점도 큰 강점중의 하나다.

이같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가진 전남도가 ‘섬의 날’행사를 유치한 것은 큰 경사다.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삼학도 일원에서 한 여름밤 축제 형식으로 치러진다. 특히 전남도는 여느 기념식과 달리 섬 주민과 국민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형 ‘썸 페스티벌’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예산만도 무려 14억원이나 투입되는 행사라고 하니 메머드급이다. 문제는 알맹이 없이 자칫 요란하게 행사만 치르는 ‘일회성’ 행사로 전락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섬 정책 큰그림 부재 아쉬워

낙후되고 소외됐던 섬 지역의 활성화를 위한 마스터 플랜에 ‘골몰해야 되지 않냐’ 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귀담아야 들어야 한다.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아름다운 섬들을 어떻게 개발하고 알리느냐에 따라 전남 해양관광의 성패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기회가 있을때 마다 ‘섬·해양 관광’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전남의 미래 먹거리는 곧 ‘관광’ 이라는 의미다. ‘섬의 날’지정은 이런 김 지사의 구상과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전남도가 ‘섬의 날’ 유치 확정을 통보 받은 것은 지난 1월 12일이었다. 이후 전남도가 내놓은 정책은 ‘섬의 날’ 행사를 위한 콘텐츠 개발 전문가 간담회와 국회에서 국회 도서발전연구회, 경남도와 함께 ‘국립 섬 발전연구진흥원’ 설립 방안을 위한 토론회 개최 등 극히 단순하기만 하다. 좀더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진단을 통해 전남의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창조적인 큰 그림이 없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낙연 총리가 지난 2014년 민선 6기 전남 도백으로 취임하면서 내건 브랜드 시책이 ‘가고 싶은 섬 가꾸기’사업이다. 당시에는 생소했지만 ‘섬의 날’을 촉발시키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5년 6개 섬을 시작으로, 오는 2024년까지 모두 24개 섬이 선정돼 가꾸어질 방침이다. 5년간 40억원이 지원되고 주민 주도로 마을이 운영되면서 잃어버린 활기를 되찾고 있다. 관광객이 몰리고 주민 소득원이 창출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일부 인기 섬들에만 쏠린 탓에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무엇보다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할 ‘섬발전연구진흥원’ 설립이 그래서 시급하다.

아직도 국민들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섬은 외딴 곳 ’이라는 인식 때문에 전남은 척박한 삶을 살아왔다. 그래서 ‘섬의 날 ’ 지정은 섬 사람들에게는 앞으로 희망을 안기기에 소중하기만 하다. 지금까지 소외만 받아 온 ‘섬 주민들만의 섬 ’ 에서 ‘국민의 섬 ’ 으로 거듭나야 한다. 전남의 미래를 열 새로운 동력은 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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