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의 바다’ 장성호, 여름휴가 ‘핫플레이스’로 우뚝
그곳에 가면 힐링 <13> ‘옐로우시티’ 장성
시원한 그늘 아래 호숫길 거닐며 일상 속 지친 몸·마음 재충전
옐로우 출렁다리·수상레저 스포츠 체험…짜릿한 스릴 만끽
필암서원·축령산 편백숲 등 곳곳에 볼거리·즐길거리 ‘풍성’

전남 장성군 장성호는 경관이 수려하고 물이 맑은 데다 접근성까지 좋아 여름철 인기 피서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눈부시게 하얀 백사장과 하늘이 쏟아져 내린 듯한 수평선.’ 여름 여행지로 바다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한 시인은 ‘바다는 읽을 수 없는 푸른 책이었다(채호기, 바다2)’는 문장으로 바다와 마주한 감상을 호젓하게 표현했다. 하지만 시인이 만약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전남 장성군 장성호를 알았더라면 작품의 제목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장성호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장성호 선착장과 북이면 수성리를 잇는 7.5km의 트레킹 코스인 ‘장성호 수변길’은 숲과 호수의 정취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데다 호숫가를 따라 설치된 1.23km 길이의 아름다운 나무데크길이 조성돼 트레킹길로 각광을 받고 있다.

◇산에 둘러싸인 한 폭의 그림 같은 호수

장성호를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웅장한 그 풍광에 먼저 압도당하기 마련이다. 드넓게 펼쳐진 호수의 모습은 액자에 담아 소장하고 싶은,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 같다.

1970년대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만들어진 장성호는 유효 저수량 1억 t에 유역 면적 1만2천여㏊규모를 지녔다. 서울 여의도가 장성호 안에 무려 26개나 들어갈 정도니, 과연‘내륙의 바다’라 불려도 지나치지 않다.

게다가 장성호는 수려한 산세에 둘러싸여 있다. 북쪽에 백암산이 그 중심을 잡고 좌측 일봉산과 우측 용두산이 호수 양쪽을 감싸고 있는 지형이다. 그래서인지, 장성호에는 호수와 산의 풍경을 조화롭게 감상할 수 있는 ‘보물 같은 길’이 놓여 있다. 바로 ‘나무데크 길’이다.

장성호 수변길은 나무데크길과 산 쪽 임도로 나뉘어져 있다. 호수 풍경을 보면서 등산을 하고 싶으면 임도를, 장성호가 지닌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끼고 싶다면 나무데크길을 선택하면 된다.

진한 고동색의 나무데크길은 산과 호수의 풍경과 잘 어우러진다.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산에서는 시원한 산바람이, 호수에서는 물결처럼 잔잔한 실바람이 불어와 걷는 이에게 살포시 청량감을 안긴다. 또 나무데크길은 산과 나무의 절묘한 보호 아래에 있어, 한낮에도 뙤약볕이 내리쬐지 않는다. 장성호 나무데크길은 자연이 만들어낸 최고의 피서지다.

특히 장성호 나무데크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나무그늘 아래에 있어 한여름에 걸어도 부담스럽지 않다. 너른 호수와 호반을 에워싼 빼곡한 침엽수가 어우러지며, 걷는 이들에게 마치 북유럽 신화 속에 빠져든 것 같은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장성호의 명물로 꼽히는 ‘옐로우 출렁다리’는 호수 상류의 협곡을 가로지르는 154m 길이로 짜릿한 스릴감까지 느낄 수 있다.

◇최고 감상 포인트 ‘옐로우 출렁다리’

어린 자녀와 함께 장성호를 찾았다면 보다 ‘스펙타클’한 경험이 필요할 수 있다. 심심해하는 아이들을 위해 장성호는 놀라운 ‘놀거리’를 숨겨놓고 있었으니, 바로 ‘옐로우 출렁다리’다.

나무데크길을 따라 약 1㎞ 가량 걸으면, 호수에서 솟구쳐 오르는 두 마리 황룡의 모습을 형상화한 21m 높이의 주탑을 찾을 수 있다. 강 속에 숨어 살며 마을 사람들을 도왔다는 장성 황룡강 전설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주탑을 찾았다면, 옐로우 출렁다리를 찾은 것이나 다름없다.

호수 위에 설치된 옐로우 출렁다리는 154m 길이에 폭 1m로, 길고 좁은 느낌이다. 이렇게 설계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걷는 사람들에게 ‘짜릿한 스릴’을 만끽하게 해 주겠는 것. 1천명이 동시에 건너도 끄떡없을 정도로 안전하고 튼튼하게 설계되어 있지만, 막상 직접 걷다보면 양 손으로 밧줄을 꽉 잡게 된다.

하지만 다리 한 가운데 쯤에선 잠시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를 부려볼 것을 추천한다. 왼편으로 산등성이를, 오른편으로 탁 트인 호수의 모습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장성호 최고의 감상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장성호는 수상스포츠를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돼 있는 덕분에 다양한 수상스포츠를 체험할 수 있다.

◇수상 스포츠 ‘메카’

이처럼 장성호 나무데크길과 옐로우 출렁다리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는 여행코스다. 그러나 그런 ‘얌전한’ 모습만이 장성호의 전부는 아니다.

장성호는 수상 스포츠의 메카이기도 하다. 지난달 20일~22일에도 대통령기 전국 시도대항 조정대회가 개최되는 등 무려 12년 연속으로 전국 규모의 조정대회가 장성호에서 열리고 있다. 산에 둘러싸여 있어 바람이 적고 파도가 잔잔한 점과 맑은 수질이 수상 스포츠를 즐기기에 최적의 환경으로 작용한다.

직접 장성호에 뛰어들고 싶은 ‘활동파’들에게는 수상레저 체험을 추천한다. 스키보트를 비롯해 웨이크보드와 각종 놀이기구들이 구비되어 있으며, 초보자를 위한 수상스키 교육도 준비되어 있다. 비용은 3만~10만 원 이내로, 패키지 할인도 진행 중이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인터넷 검색창에 ‘장성호 수상스키’를 검색하거나 전화(010-3612-7878)로 문의하면 된다.

장성 필암서원.

◇장성호에 들렀다면 여기도 ‘꼭’?

장성호에 왔는데 필암서원을 들르지 않을 수 없다. 장성 필암서원은 지난 6일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이다. 호남 최대의 사액서원(임금이 하사한 국가 공인 서원)으로, 서원은 조선시대의 교육기관을 일컫는다. 하서 김인후 선생을 모시고 있으며,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서 제외된 전국 47개 서원 가운데 하나다.

하서 선생을 아낀 인종 임금이 직접 그려 하사한 묵죽도 판각과 정조 임금의 편액, 우암 송시열 선생의 친필로 새겨진 현판 등 조선시대의 사회, 경제, 학문 분야를 두루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문화재들이 다수 보존되어 있다. 현재는 그 전통을 이어받아, 중앙부처 및 전국 자치단체의 공직자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는 ‘청렴교육’의 필수코스로 자리잡았다.

오고가는 사람들의 쉼터인 축령산 편백숲 전경.

‘축령산 편백숲’도 꼭 둘러봐야 할 곳이다.축령산은 전국 최대의 조림 성공지다. ‘조림왕’ 춘원 임종국 선생이 한국전쟁으로 인해 민둥산이 된 축령산에 사재를 털어 묘목을 심고 가꿨다. 20여 년에 걸친 그의 노력이 편백숲을 이뤄, 지금은 많은 이들의 몸과 마음에 ‘건강’과 ‘치유’를 선사하는 소중한 휴양림이 됐다. 편백나무는 소나무보다 53% 더 많은 피톤치드를 발산한다. 그래서 편백숲에서 삼림욕을 하면 장 건강과 심폐기능이 강화되며 아토피성 피부염, 갱년기 장애, 호흡기 질환 개선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금곡 영화마을과 입암산성, 남창계곡과도 가까워 여행 계획을 짜기 좋다.

홍길동 테마파크 바닥분수

가족단위 여행객이라면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홍길동 테마파크’가 제격이다. 장성군 황룡면 아곡마을은 역사 속의 실존 인물인 홍길동이 태어난 고장이다. 이곳에는 홍길동 생가를 비롯해 산채, 전시관, 야영장 등을 갖춘 홍길동 테마파크가 있다. 어린 자녀와 함께 홍길동 테마파크를 방문할 예정이라면 갈아입힐 여벌의 옷을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홍길동 테마파크의 인기 아이템인 광장 바닥분수를, 아이들이 그냥 지나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바닥분수는 주말, 주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 중이다. 휴가철인 7월 말~8월 초까지 약 2주 간은 상시 운영된다(우천 시 미가동). 또 테마파크 곳곳에 아기자기한 조형물과 쉼터, 꽃밭이 자리잡고 있어 추억이 담뿍 담긴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다.

장성/박문수 기자 pms@namdonews.com

사진/장성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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