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량 신안군수의 남도일보 자치단체장 칼럼
미래의 성장동력 ‘섬’ 지금부터라도 소중히…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

지구상의 존재하고 있는 섬은 몇 개나 될까? 전 세계적으로 섬에 대한 구분기준을 공통으로 정하지 않고 각 나라의 조사 기준이 다르다보니 정확히 지구상의 섬이 몇 개나 존재하는 가는 알 수가 없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섬을 보유한 나라로는 인도네시아가 1만3천여개이고 두번째로 필리핀, 일본, 한국이 3천400여개로 순은 알려져 있다. 캐나다는 5만2천여개의 섬이 있다고 하는데 주요 섬은 146개로 암초 수준의 아주 작은 것까지 조사가 이루어져 섬의 개수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 섬들은 그럼 어떤 사연들을 가지고 있을까? 섬 마다 다 다른 사연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최동단에 있는 독도는 동도와 서도로 이루어진 화산섬으로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일본이 계속해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섬으로 국제적으로 정치적 중심에 서 있다.

한국의 최남단에 있는 마라도에 원래 사람이 살지 않았으나, 영세농어민 4.5세대가 당시 제주목사로부터 개간허가를 얻어 화전을 시작하면서부터 사람이 이주했다고 한다. 지금은 130여명 살고 있으며, 1915년에 설치된 제주항만청마라도 등대는 이 지역을 항해하는 국제선박 및 어선들에게 안내자의 역할을 한다.

대한민국에서 동쪽 끝은 독도, 남쪽 끝은 마라도, 서쪽 끝은 바로 가거도이다. 신안의 가거도는 망망대해에 점 하나로 떠 있는 절해의 고도이다. 목포에서 직선거리로 145㎞, 뱃길로는 233㎞, 쾌속선으로 쉬지 않고 달려도 4시간 30분은 족히 걸린다.

가거도도 독도만큼 중요한 섬이다. 서해안 어업전진기지로서 매우 큰 역할을 하는 섬으로, 한·중·일 어선들의 각축장이 되어 있는 황금어장으로서 어업분쟁이 가장 심한 곳이며, 동지나해는 가거도에서 불과 160여㎞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태풍이나 뜻밖의 사고가 발생했을 때, 특히 겨울철이면 외국선박들이 많이 몰려든다. 국토의 최서남단으로서 지리적·외교적·정치적으로 중요한 섬인 것이다.

이렇듯 섬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육지 영토의 4배이 이르는 해양영토의 수호 전진기지로, 잘 보전된 역사가 살아있는 문화 자원의 보고로서, 미래 해양관광자원으로써 섬의 가치는 더욱 빛날 것이다.

신안은 서울의 22배에 이르는 광활한 바다위에 전국에서 가장 섬을 많이 보유한 지방자치단체로 우리나라 섬의 30%인 1천25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돌로만 이루어 진 작은 암초수준의 섬을 빼면 1천4개의 섬을 보유한 섬 군으로 ‘1004섬 신안’으로 부른다.

사람들은 옷이 날개라고 흔히 말한다. 그만큼 무엇을 입고 어떻게 꾸미냐에 따라 호감도가 급상승한다. 섬도 만찬가지다 가만히 나두면 나무도 병들어 죽어가고 쓸모없는 잡나무와 풀로 무성해져가면서 섬은 아무 쓸모없는 땅으로 변해갈 것이다.

신안군은 섬을 보호하고 작은 섬까지 알리기 위해 매년 5년 동안 200억원 이상 섬을 가꾸는데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에도 이미 100억원 이상 투입해 각 섬마다 특색 있는 나무 숲 조성과 꽃을 이용한 공원 등을 조성해 나가고 있다.

200여명이 거주하는 신안의 작은 섬 선도는 올해 4월 첫 수선화 축제에 관광객 1만2천명이 다녀가 작은 섬의 기적이 일어났다고들 한다. 연중 관광객이라고는 전혀 없던 곳에 섬 주민들의 50배가 넘게 다녀 간 것이다. 출향인들은 고향의 경사를 축하며 선착장에 마을 표지석을 세우면서 고향이 천지개벽 했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도초 10㏊의 수국공원에 12만본, 200만송이 수국을 비롯해 애기동백 등 2천100주의 다양한 수목을 식재해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해줬다. 수국 축제 또한 처음 개최됐는데 2만여명이 다녀갔다. 임자도에서 매년 4월에 열리는 튤립축제는 올해도 5만명 가까이 관광객이 찾아와 성황을 이뤘다. 튤립축제는 2008년 시작한 신안의 대표적인 꽃 축제다.

신안은 이밖에도 ▲지도 라일락 ▲비금 해당화 ▲하의 무궁화 ▲신의 먼나무 ▲자은 자귀나무 ▲압해 애기동백 ▲안좌 매화 ▲증도 병풍도 맨드라미 꽃을 심는 등 계속해서 섬을 가꾸어 나갈 계획이며, 마을 숲도 1마을에 1곳 이상 조성해 나가면 1천㏊가 넘을 것이다.

신안에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인 홍도, 아시아최초 슬로시티 증도, 유네스코가지정한 생물보전지역 증도·비금·도초·흑산, 다도해상국립공원 흑산권 일원, 갯벌도립공원, 장도람사르습지, 최근에는 갯벌낙지맨손어업이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됐고 앞으로 신안갯벌이 포함된 ‘한국의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면 1천4개의 아름다운 섬들로 이루어진 섬들의 천국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광활한 갯벌의 섬의 우수성 다시 한 번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섬의 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8월8일을 ‘섬의 날’로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섬은 국가 미래성장동력의 새로운 공간으로 섬을 보호하고 가꾸어 나아갈 때 대한민국의 미래도 있을 것이다.

신안군은 8월8일 ‘섬의 날’과 함께 변방에 떨어져 있는 농·수산업만이 우수한 섬 군을 뛰어넘어 각 섬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특유의 문화와 문화유산을 살려 세계적 해양생태의 중심, 해양문화예술·관광레저의 중심 ‘1004섬 신안’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군민과 함께 모든 역량을 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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