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바다·동백숲 천혜 절경에 감탄사 절로”

<중흥·남도·K포럼 트레킹 동행 취재기>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곳 ‘여수 향일암’
방죽포해수욕장~백포 해안가 거닐며 ‘힐링’
“푸른바다·동백숲 천혜 절경에 감탄사 절로”
 

여수 갯가길 3코스의 시작점인 방죽포 해수욕장.

기승을 부리던 더위도 잠시 24절기중 13번째 절기인 입추에 접어 들었다. 절기상 가을이지만 밖은 아직도 한여름이다. 더위를 피하기 위한 방법은 다양하지만 그 중 최고는 단연 시원한 곳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선선한 바람에 파도가 출렁이는 바닷길.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펼쳐진 탁트인 풍경. 올 여름 휴양지는 상상만으로도 시원한 절경이 있는 여수로 떠나보자.

‘중흥·남도·K포럼트레킹’ 동호회원들이 지난 27일 여수 갯가길과 향일암을 탐방했다.

지난 7월 27일 중흥·남도 K포럼트레킹동호회(회장 김서중)는 중흥건설과 남도일보 임직원, K포럼 회원 등 동호회 회원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2회 트레킹’을 가졌다. 이날 산행은 당초 지리산 뱀사골 병풍소~간장소~화개재 등 18㎞ 탐방이 계획됐었으나, 호우특보 등으로 지리산 입산이 통제되며 비교적 기상상태가 양호한 여수로 코스를 변경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해안선을 따라 산책로가 이어진 갯가길 3코스와 일출 명소로 유명한 향일암 등을 걸으며 여수의 절경을 감상하고 건강을 다졌다.
 

임포마을 부터 향일암 방향으로 걸어 올라오면 상가들이 좌·우로 펼쳐져 각종 해산물, 김치 등을 판매한다.

◇갯가길 따라 펼쳐진 해안가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여수를 떠올리면 우리 귓가에 스쳐 가는 한구절의 노래가 있다. 바로 버스커 버스커의 ‘여수 밤바다’다. ‘여수는 몰라도 여수 밤바다는 안다’라는 우스갯소리도 탄생(?)시킨 이노래는 27일 이른 아침부터 광주시청 주차장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오전 7시 30분 광주시청 주차장에 동호회 회원들이 손에 우산을 든 채 하나 둘 모여들었다. 이날 광주의 하늘은 구멍이라도 난듯 아침부터 쏟아지는 폭우에 모여든 회원들은 반가움의 인사를 나누기도 전에 버스에 탑승했다.
 

회원들이 비를 피하기 위해 우산 등을 사용하며 트레킹에 임하고 있다.

한달여 만에 만난 이들은 궂은 날씨에도 밝은 표정으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반가워했다. 버스는 1시간 30여분을 달려 낭만이 있는 도시 여수에 도착했다. 갯가길 트레킹 코스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시청이 있는 중심에서 30여분은 더 들어가야 했다.

여수갯가길은 1코스·1-1코스·2코스·3코스 등 총4개의 코스로 이뤄져있다. 또 코스별로 약 2㎞ 정도 구간을 나눠 한 코스 당 평균 1~5개의 구간이 나눠져있다.

3코스는 방죽포 해수욕장을 시작으로 백포, 기포, 대율, 소율을 거쳐 향일암이 있는 임포에서 끝이나는 코스다. 이번 트레킹 동호회의 트레킹 코스는 3코스 1구간이었다. 방죽포해수욕장~백포(1.75㎞)까지 펼쳐진 해수욕장은 여름 휴가를 즐기러온 피서객들이 눈에 띄었다. 피서객들은 해수욕장 근처에 숙소를 잡고 수영복 차림으로 해변가를 거닐며 더위를 날렸다. 몇몇 동호회 회원들도 피서객들과 함께 어울리며 해변가에서 잠깐의 여유를 즐기기도 했다. 아름다운 풍경을 수놓고 있는 해변가를 따라 걷다보니 어느새 백포마을에 다다랐다.
 

바위가 만든 틈새를 지나가면 향일함에 도착한다.

◇바다냄새 ‘물씬’ 임포마을 진풍경

백포마을에서 다시 버스에 탑승했다. 많이 그치긴 했지만 때때로 내리는 가랑비에 향일함까지 걸어서 가기에는 위험하다는 판단이었다. 백포마을에서 버스로 10여 분을 달린 뒤 ‘향일암(向日庵)’입구에 도착했다.

돌산의 끝자락에 위치한 향일암을 가기 위해선 임포마을부터 걸어가야 한다. 임포마을에서는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었다. 붉은 햇살 아래 홍합을 말리고, 주민들이 타고 나가는 바지선들은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을 수놓고 있었다. 여느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다른 진풍경이었다.

마을을 지나면 가파른 오르막이 있다. 이 오르막길을 기준으로 양 옆으로 상가들이 쭉 늘어서 있었다. 상가에는 각종 김치부터 말린 홍합, 생선 등이 즐비했고 관광객에게 시식을 권유하며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들이 있어 시골 장터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상가 주인들은 주로 마을 주민들이다. 마을 주민들은 바로 옆 바다에서 건져온 싱싱한 해산물을 말려서 팔기도 하며 여수에서 유명한 갓김치 등을 판매하기도 했다.

그렇게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두갈래 길이 나온다. 계단이 있는 길과 없는 길. 향일암으로 가는데 계단으로 닦여진 길이 시간이 덜 걸린다. 하지만 가파른 경사 탓에 계단길을 선택한 관광객들은 드물었다. 10분 가량 향기로운 동백나무 숲의 정기를 만끽하며 걸으면 성인이 겨우 지나갈 만한 바위틈이 나온다. 자연이 만들어 낸 바위 틈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불며 한 두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에 더위를 식히며 향일암에 도착했다.
 

여수 향일암의 입구인 일주문 전경.

◇자연과 어우러진 일출 명소 ‘향일암’

여수시 돌산읍에 위치한 사찰인 ‘향일암’은 해를 바라본다라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으로 삼국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그 후 고려 윤필대사가 지세와 바위의 거북등 무늬를 보고 금오암으로 개명을 했고, 조선 인묵대사가 지금의 대웅전을 짓고 향일암으로 개명했다. 금오산 절벽 사이의 울창한 동백나무와 수평선 넘어까지 보일 듯한 탁트인 남해 절경이 일품이어서 전국 각지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일출명소다.

향일암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것은 대웅전이다. 대웅전은 항상 사찰의 중심이 되는 전각으로 큰 힘이 있어 도덕과 법력으로 세상을 밝히는 영웅을 모시는 전각이라는 뜻이 있다. 대웅전 주변에는 작은 돌과 동전이 쌓여져 있는 바위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관음보살과 하늘에 소원을 기원한다는 의미로 종교를 떠나 바라는 모든 일들을 소망하고 너른 바다처럼 넉넉한 마음을 담아가라는 것이 설명이다.
 

향일암 사찰의 중심이 되는 전각인 대웅전.

◇절경 보고 내려오는 길

향일암은 경사가 가파르지만 그만큼 하늘과 맞닿은 곳이다. 이곳에 올라서면 동백나무 숲과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탁트인 풍경에 감탄사가 절로나온다.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40호로도 지정된 이곳은 탁월한 풍경 덕에 일출과 일몰이 단연 환상적인 장소다. 넋을 잃고 보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끝으로 광주를 향하는 버스에서 김서중 동호회장은 “우천 등 기상악화로 부랴부랴 탐방코스를 바꿔서 준비가 미흡했지만 회원들이 불만없이 잘 따라와줘서 감사할 따름이다”며 “앞으로도 트레킹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며 더 좋은 탐방코스 일정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