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광주FINA세계수영대회 레거시 전략
통합적 시각의 빅레거시 전략과 투자금 환수 마인드 필요
배미경 (더킹핀 대표 /호남대학교 초빙교수)

2019광주FINA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폐막 하루를 앞두고 뜻하지 않게 발생한 클럽 붕괴사고로 자존심에 다소 생채기가 났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남기고 종료했다. 마스터즈대회가 끝나고 나면 자체평가에서부터 언론평가, 전문가 평가에 이르기까지 대내외적인 평가가 이어질 것이다.

이미 광주광역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오는 26일 2019광주FINA세계수영선수권대회 평가 및 지속 가능한 대회 유산 활용을 위한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유무형의 대회 유산에 대한 활용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대회 결과의 유산화에 대해 2가지 시각에서 접근했으면 한다.

첫째는 통합적 관점이다. 광주시는 운 좋게도 연이어 2002FIFA월드컵을 시작으로 2015광주유니버시아드와 2019광주FINA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치뤄냈다. 이제 우리는 개별 대회의 결과만을 어떻게 유산화 할 것인가를 넘어 지난 4월 발표한 Sportcal 국제 스포츠 영향력(Global Sports Impact) 평가 결과 세계 27위, 아시아 6위의 ‘국제스포츠’도시 반열에 오른 도시답게 통합적 관점이 필요하다. 2002년부터 17년이라는 세계 스포츠 대회 준비와 개최 과정을 통해 축적된 지역의 유무형의 자산을 포괄하는 빅레거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는 투자금 환수라는 시각에서 경제적인 이익을 챙길 수 있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개최도시는 국제스포츠대회의 유치와 개최에 막대한 재정을 부담하고 인력과 자원을 투자한다. 개최도시야말로 국제스포츠대회의 가장 큰 투자자이기 때문에 투자에 따른 이익도 마땅히 챙겨야 한다. 유니버시아드 개최에 6,172억원, 수영대회 개최에 2,244억원을 투자했다. 유치 비용 등을 포함하면 1조원에 가까운 투자를 한 셈이다.

대회를 유치하고 준비했던 지난 시간은 광주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민주 인권 평화 도시에 국제스포츠도시라는 가치를 더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쏟은 이 많은 기회비용을 어떻게 지속가능한 도시유산으로 전환해야 할까? 광주유니버시아드를 개최하면서 확보한 21개 종목의 국제규격의 경기장을 어떻게 활성화할까? 국제스포츠도시라는 새로운 위상을 어떻게 활용할까? 대회 준비과정에서 경험한 다양한 스포츠회의, 전시, 경기이벤트를 관광 자원화 할 방법은 없을까? 과제를 던지고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는 1992년 올림픽 주 경기장이었던 팔라우 세인트 조르디 경기장을 잘 활용했다. 올림픽 당시 체조와 핸드볼, 배구 결승전이 열렸던 이 경기장에 실내육상선수권대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데이비스컵 대회, 세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 등 다양한 국제대회를 유치했다. 경기장의 순환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국제대회를 통해서 외부로부터 도시 유입 객을 늘려서 관광수요 창출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동계올림픽을 치룬 강원도 평창은 재빠르게 기념재단을 설립하고, 동계올림픽 유산으로 지구환경 아젠다를 다루는 평창포럼을 창립했다. 생태 환경 도시 평창의 도시 정체성을 세계에 마케팅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플랫폼으로 포럼을 선택한 것이다.

광주는 민주인권평화 도시 광주의 정체성과 아시아문화 중심도시 광주의 발전성에 더하여 아시아 스포츠 어젠다를 주도하는 ‘아시아스포츠 평화 포럼’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도시 전체적인 시각에서는 국제 스포츠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스위스 로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위스 정부는 국제스포츠기구들이 매년 1조 원 이상을 스위스로 가져오고 있으며, 이들이 1,000원을 스위스에서 지출하면 1,550원의 경제효과를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스포츠기구의 특성상 많은 수익을 외부에서 창출하지만, 그 수익을 다양한 컨벤션, 코칭 및 트레이닝 교육프로그램, 회의 등을 통해서 본부가 소재한 도시에서 지출하기 때문이다. 국제기구는 적어도 200개 회원국을 갖고 있으니 회의 만 한 차례 해도 500~600명이 쉽게 모여든다. 올림픽 수도 로잔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IOC를 비롯한 집적화된 국제스포츠연맹에서 나온다. 우리가 세계적인 스포츠 밸리인 스위스 로잔을 당장 따라잡을 수는 없다.

하지만 통합적 빅레거시 전략과 대회 개최 비용의 투자금 환수 마인드로 무장하고, 지난 17년간의 노력의 결실인 ‘국제스포츠도시’ 위상을 살린다면 ‘아시아 스포츠 밸리 광주’를 꿈꿔 볼 수는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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