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싸움·수비가담 대표팀 최고

‘설바우두’설기현(23·안더레흐트)이 이탈리아레게 0-1로 패색이 짙었던 후반 43분 천금 같은 동점골로 한국팀을 벼랑에서 구해냈다.
이날 안정환 박지성과 스리톱을 이루며 왼쪽 공격수로 선발출장한 설기현은 경기 내내 기습적인 측면돌파로 골문을 열었지만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를 열지 못했다. 그러나 스트라이커답게 황선홍의 패스를 이어받아 단 한번의 찬스를 골로 연결 시켰다.
히딩크의 총애를 받으며 꾸준히 주전으로 출전한 한국 축구대표팀의 스트라이커 설기현(23·벨기에 안더레흐트)은 지난달 26일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헤딩골을 넣으며 골 감각을 되찾는 듯했다. 그러나 조별 예선전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번번히 놓치는 부진으로 축구팬들에게 실망스러운 경기를 보여줬으나 이날 동점골로 모두 만회했다.
설기현은 대표팀 공격수 중 차두리와 더불어 가장 뛰어난 체력과 넓은 활동 반경을 보이며 적극적인 몸싸움과 수비 가담능력을 갖추고 있어 히딩크가 바라는 유럽형에 가장 가까운 선수 중 한명이다.
98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 엔트리에 뽑혔으나 당시 이동국과 김은중(대전)에 가려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단지 열심히 뛰어다니기만 한다는 평가를 듣던 설기현은 2000년 초 오세아니아주 전지훈련 때 4경기 연속골을 성공하며 일약 차세대 간판 스트라이커로 떠올랐다.

▲월드컵 본선 2골 한국 최고의 골잡이

1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극적인 골든골을 뽑아낸 안정환(페루자)은 한국 최고의 해결사로 인정받고 있다. 화려한 드리블에 이은 감각적인 슈팅이 특기인 대표팀내 유일한 빅리거다.
안정환은 지난 10일 미국과의 예선 2차전에서 후반 교체투입돼 극적인 동점골을 넣으며 ‘조커’로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굳히며 국민들의 머리속에 각인된다.
긴 머리를 날리며 빠른 드리블로 그라운드를 움직이며 큰 제스처와 함께 강슛을 날린뒤 골을 넣고는 결혼반지에 입을 맞추는 모습은 안정환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타고난 개인기를 앞세워 펼치는 시원시원한 플레이와 오른발을 떠난 볼이 네트를 세차게 흔들 때는 관중들의 함성으로 그라운드가 가득 찼다.
그러나 안정환은 멋진 플레이에 집착하다 슛 타이밍을 놓치며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을 받으며 히딩크의 눈밖에 나기도 한다.
거친 몸싸움을 좋아하지 않는데다 수비 가담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빌미였다.
그러나 한국선수 최초로 이탈리아 진출한 안정환은 두 번의 시즌을 보내면서 생긴 선진축구의 생존법과 대표팀에서 조차 주전을 꿰차지 못한 데서 나타난 위기감은 안정환을 확 바꿔놓으며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의 싹을 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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