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금 환호하고, 일본은 탄식한다.
2002 월드컵 공동개최국 한국과 일본의 명암이 16강전에서 뚜렷히 갈렸다. 특히 한국은 ‘가시밭길’ 행보에서 승리를 일궈내며 8강까지 진출하는 저력을 빛냈고, 4강까지도 ‘탄탄대로’라던 일본은 16강전에서 발목을 잡혀 울상짓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18일 대전과 미야기에서 각각 이탈리아와 터키를 상대로 나란히 16강전을 치렀다.
당초 한국은 유럽의 강호 이탈리아에 맞서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돼 탈락의 우려까지 제기된 상황이었고, 일본은 터키와 맞붙게 돼 있어 8강행을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도 한국과 일본은 대진운에서 큰 대조를 보였다. 한국은 우승후보 포르투갈을 비롯, 동구의 강호 폴란드, 이번 대회 8강에 진출한 미국과 함께 한조에 편성돼 끝까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
반면 일본은 약체 튀니지를 비롯, 만만한 벨기에, 러시아와 한조가 돼 16강에 별 부담이 없었다. 특히 이번 대회 출전국 중 최약체로 꼽히는 튀니지와 한조에 묶여 1승을 거저 주운거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를 들었고 이는 사실로 드러났다.
일본은 손쉽게 조 1위로 16강에 올라 축제의 분위기를 만끽했고, 한국은 활화산같은 기세로 몰아부쳐 뜻밖의 조1위의 성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2승1무 조 1위’라는 똑같은 성적표였지만 질적인 면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은 16강전 승전보에 다시한번 온 나라가 들썩거릴 정도로 감격에 휩싸였다. 특히, 결코 쉽지않은 상대들을 있따라 격파하며 히딩크 감독의 말처럼 전세계를 깜짝 놀래키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다.
일본은 16강전에서 터키를 잡고 8강전에서 J리그 가시와 레이솔과 연습경기에서 0-0으로 비긴 바 있는 세네갈과 만나게 돼 있어 내심으로 4강행에 들떠 있던 참이었는데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한국은 오는 22일 광주에서 스페인과 4강행을 다퉈야 하고 준결승전에서 독일과 미국의 승자와 또 다시 힘겨운 경기를 치러내야만 한다. 반세기만의 월드컵 첫승과 16강, 8강. 한국 축구의 행보를 지금 전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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