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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기자현장>수 천명의 사연이 광주를 흐르고
수 천명의 사연이 광주를 흐르고

<정세영 정치부 기자>

정세영
2019 여름, 광주는 참으로 뜨거웠지라. 고군분투, 다사다난, 우여곡절, 벅찬 환희가 가득했던 시간. 용광로처럼 활활 타오르는 차디찬 열기는 전파를 통해 광주를 넘어 서울로, 한국을 넘어 지구촌 곳곳까지 타고 흐르고.

출발대에 선 떨림과 터치패드를 찍었을 때의 긴장감에 잠시 멈추는 호흡, 거친 숨소리와 바다를 가르는 힘찬 물길질은 살아있음을 일깨우는 생동.

인간새의 고공 비행 후 풍덩. 물 속으로 낙화하는 3초의 시간 동안 몸이 빚어낸 예술로 나빌레라.

7월, 광주는 참으로 따뜻했어라. 전 세계 수 천명의 사연이 광주를 지나 흐르고. 보트에 꿈을 싣고 바다를 건넌 난민의 도전이 거친 인생의 물살을 가르고 도착한 곳은 바로 광주. 여기는 바로 평화도시 광주.

아프리카에서 온 어린 소년이 여수 바다에 몸을 맡긴 채 자신과의 싸움 끝에 도달한 기록은 바로 제한 시간 무한대(OTI·Outside Time infinity)의 감동. 수 만의 시간을 물 속에서 보내며 얻어낸 가치는 79개 금빛 목걸이. 국가의 이름으로, 도전이란 허들을 넘은 뒤 만난 영광, 눈물이 만들어낸 진주보다 더 영롱해라.

8월, 참으로 빛(光)난 광주. 어머니의 숭고한 희생은 장애를 가진 아들에게 희망의 등대로 반짝이고. 물살을 가르며 환희 웃는 아들의 미소는 잊혀지지 않는 삶의 가치.

46년만에 처음 밟은 모국의 땅, 모국의 물, 그리고 모국의 환대. 독일로 입양된 아픔, 물웅덩이 깊게 패인 상처는 다시 치유의 물로 정화.

37년만에 마음껏 역영한 목마른 인어. ‘왕년의 스타는 바로 저에요’ 투병의 고통을 뒤로 한 채 물 만난 그녀는 힘찬 꼬리짓 대신 손으로 물살을 가르고 갈라 다시 제자리로.

광주의 따뜻한 정이 넘실대고 시민의 굵은 땀방울이 추억이란 수확을 거두고.

올해 여름 광주는 나미야 잡화점. 김성중의 소설 속 기억을 파는 국경시장이 열린 곳. 수 천의 이야기가 물줄기로 뻗어나가 하나의 바다를 이뤄낸 장소. 그 수 만가지 추억 속에 광주가 있어 더욱 행복했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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