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문화예술 선보이며 광주 도시브랜드 홍보

나이·장애 극복한 감동 드라마, 모두가 주인공
남도 문화예술 선보이며 광주 도시브랜드 홍보
대회 참가비·숙박·관광 등 지역경제 특수 누려
 

응원하는 관중들
18일 2019 광주 세계마스터즈수영선수권대회가 막을 내린 가운데 대회 기간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을 찾은 관중들이 출전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광주세계마스터즈수영선수권대회가 14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84개국에서 수영 동호회원 등 6천여명이 광주에 모여 수영을 매개로 우정을 나누고 화합을 도모했다. 올해 여름 광주에서는 실력의 차이도, 나이와 성별의 차이도, 언어와 국가의 차이도, 그리고 장애로 인한 차이도 없었다. 단지 모두가 하나되는 진정한 축제만 있었을 뿐이다.

◇나이·신체장애 극복한 감동의 드라마

자폐장애 1급인 이동현씨의 참가 사연은 뭉클하다. 이 씨는 1천여 명의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한 장애인으로 참가해 경영 자유형 100m, 접영 50m, 접영 100m에 출전했다.

세계 각국의 비장애인들과 실력을 겨룬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시선도 있었지만 이 씨는 비장애인들과 똑같이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당차게 도전했다.

독일에서 참가한 청각장애인 골드베르그 필과 로빈 형제의 도전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출발신호를 들을 수 없어 광학 출발신호에 의지해야 했지만 그들은 전혀 위축되지 않고 당당했다.

70년대 중후반 한국 신기록을 무려 32차례나 경신하며 한국 여자수영의 간판으로 활약했던 최연숙(60)씨는 37년 만에 깜짝 복귀해 눈길을 모았다.

더 이상의 경쟁자가 없어 더 큰 곳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꿈이 이루어지지 않자 조기 은퇴를 선택한 스타는 2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지금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토록 그리던 물로 되돌아왔다.

6살 때 독일로 입양을 갔다가 이번 대회 참가를 위해 무려 46년 만에 처음으로 고국을 방문한 라인들 심 미리암(52)씨의 사연은 우리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녀는 “태어난 나라에서의 역영은 특별한 경험이었으며 특히 제 기록을 20초나 단축시켜 경기 결과에 대단히 만족한다”고 말했지만 입양과 관련한 대목에서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이번 대회 여성 최고령자인 아마노 토시코(93·일본)씨와 남자 최고령이자 최다종목 출전자인 테네프 탄초(91·불가리)는 노익장을 과시하며 나이를 잊은 아름다운 도전 정신을 지구촌에 선사했다.

◇전 세계에 알린 남도 문화예술

마스터즈대회는 문화·예술의 도시 광주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선수촌 웰컴센터에 마련된 관광상품 예약코너에는 연일 가족, 단체 단위로 예약하려는 선수와 관광객들로 붐볐다.

무등산과 전통사찰을 둘러보고 광주의 자연과 문화, 맛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타쇼 투어버스는 정원을 초과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중·장기 패키지 여행도 인기였다. 협력여행사들의 관광상품인 남해관광 3박4일 패키지와 할리데이플래너스 9박10일 단체패키지는 하루 2~3팀이 참여해 남도의 맛과 멋을 즐겼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은 광주의 전통문화에 흠뻑 빠졌다.

전통한옥과 다도, 한복, 전통놀이, 국악공연 등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전통문화관에는 매일 체험을 위해 찾아오는 외국 관광객들로 북적였고, 월봉서원과 무양서원, 원효사 등에도 체험을 위한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회 기간 광주공연마루에서 우리 예술의 진수를 담은 다양한 무대를 선사했던 광주국악상설공연은 외국인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호남 출신 대표 국악인 박애리씨의 구수하고 재치 있는 판소리부터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의 관현악 공연, 한국의 빛깔을 몸짓으로 빚어내는 김미숙 뿌리한국무용단의 부채춤·춤사위는 외국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숙박·음식·관광…특수 누린 지역경제

광주세계마스터즈수영선수권대회는 광주에 적잖은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대회 참가자들이 지불한 참가비와 경기등록비, 숙박비 등 마스터즈수영대회 고정수익만 17억여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대회 조직위원회는 분석하고 있다.

참가한 선수와 코치 등 총 등록 인원은 총 5천672명이다. 이들은 한 사람 당 5만~8만원까지 직접 등록비를 내고 참가해 등록비로만 약 4억원의 수익이 창출됐다.

선수 한 명이 여러 종목에 걸쳐 출전하기 때문에 경기 엔트리 숫자는 무려 1만700명에 달했다.

선수촌의 경우 약 1천200명 이상의 선수와 가족, 언론인들이 머물러 10억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경기장 내 마켓스트리트의 수익과 주변 상가는 물론 5천여 명의 선수와 코치, 가족 등이 선수촌 이외에 광주 숙박업소에 몰려 지역 상가와 숙박업소들도 특수를 누렸다.

특히 선수촌에 숙박하지 않은 선수와 가족들은 지역 내 호텔이나 모텔, 게스트하우스 등에서 머물렀고, 주변 상가에서 숙식을 모두 해결해 주변 요식업소들은 평소보다 많은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시내 상권을 찾아 쇼핑과 관광을 하는 참가자들도 많아 이들이 광주에서 소비한 돈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유·무형의 광주 도시브랜드 제고 효과는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수익으로 꼽히고 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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