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공공기관, 지역 농산물 더는 외면 말아야

<안세훈 중·서부취재본부 기자>

광주·전남공동(빛가람) 혁신도시로 이전한 16개 공공기관과 지역사회간의 ‘상생·협력’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빛가람혁신도시를 지역균형발전의 신성장 거점으로 육성하는 ‘혁신도시 시즌 2’성공을 위해선 더욱더 그렇다.

하지만 지역 농산물 이용률만 놓고 보자면 이전 공공기관들이 과연 지역사회와 상생·협력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전 공공기관들이 지역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다해야 하지만, 현재까지는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무소속 손금주(나주·화순) 의원이 발표한 ‘16개 공공기관의 식자재 사용실태’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이들 기관 구내식당의 나주지역 생산 식자재 구매·사용비율은 평균 28.8%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포인트(p) 낮은 수치다. 구매 액수도 같은 기간 10억7천909만원에서 7억5천208만원으로 3억2천700만원이나 줄었다. 빛가람 혁신도시 내 16개 공공기관 중 구내식당이 없는 우정사업정보센터 등 4개 기관은 이번 조사대상에서 빠졌다.

기관별로 살펴보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54.9%p로 가장 많이 감소했다. 이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과 사립학교직원연금공단은 각각 43.7%p, 30.6%p 줄었다. 식자재 사용 구매 규모가 큰 에너지 공공기관인 한국전력, 한전 KPS, 한전 KDN도 각각 6%p, 7.1%p, 4.5%p 낮아졌다. 농업 관련 기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27%p, 농식품공무원교육원은 1.5%p 줄었다.

반면 구매·사용비율이 높아진 곳은 한국인터넷진흥원(55.2%p),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31.6%p), 국립전파연구원(9.7%p), 한국농어촌공사(3%p) 등 4곳에 불과했다.

이에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이전 공공기관들의 역할은 아직 초보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은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 도농복합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이 철저히 그 지역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만으로도 상생·협력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이전 공공기관들이 ‘혁신도시 시즌 2’를 향한 한배를 탄 운명공동체라는 인식을 갖고 지역사회와 상생·협력의 길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빛가람 혁신도시 성공의 열쇠는 바로 ‘상생·협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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