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매치 ‘국립난대수목원 유치’ 내달 운명 판가름
전남 완도·경남 거제간 최적지 막판 경쟁 치열
선정 땐 수천억대 사업비 투자 ‘관광·경제효과’
완도, 국내 최대규모 난대림 보유 현장 평가 앞서
거제, 경남지역 학계까지 동원에 전남도 ‘긴장’

다음달 초 예상되는 산림청의 국립난대수목원 입지 선정 타당성 평가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지로 경합중인 전남 완도군과 경남 거제시 간 영·호남 매치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국립난대수목원 후보지인 완도수목원 내 붉가시나무 군락지 사이로 내리쬐는 햇빛. /전남도 제공

영호남 맞대결로 관심을 끌고 있는 국립난대수목원의 입지가 오는 9월께 판가름 난다.

전남 완도군과 경남 거제시는 각각 국내 최대 해양 난대성 기후를 갖고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강조하며 막판 국립난대수목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백억대 국비가 투입되면서 고용, 관광 등 지역경제에 훈풍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국립난대수목원이 영남과 호남, 어디로 갈지 지역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립난대수목원은 여기”= 산림청의 국립난대수목원 대상지 선정 타당성 평가가 다음달로 연기된 가운데 난대수목원 유치를 놓고 경합중인 전남 완도군과 경남 거제시는 후보지의 기후적합성 등을 강조하며 막판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전남은 전국 최대의 난대림 자생지를 보유하고 있는 완도수목원 400㏊의 규모에 사업비 2천억 원을, 거제시는 동부면 구천리 일원 국유지 300㏊ 규모에 사업비 1천억 원을 제시한 상태다. 국립난대수목원은 지구온난화에 대비해 기후변화 및 식물상 변화 연구 등 난·아열대 산림생물자원의 보전과 활용을 목적으로 들어서는데 두 지자체 모두 각각 난대 해양성 기후를 갖췄다는 점에서 타당성 평가가 각축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먼저 완도는 3천456㏊의 난대림이 분포하고 있으며 전국 난대림 면적의 35%를 차지하고 있는 등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많은 난대림을 보유한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기후조건도 지난 10년간 연 평균기온이 14.5℃, 1월 평균기온 2℃, 강수량 1천531㎜로 난대림 생육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연평균 일조시간은 2천185시간(일조율 49.1%)으로 거제 2천104시간(47.7%)에 비해 높은 장점을 갖고 있다.

반면, 거제시는 사업 대상지 200㏊가 산림청 소관 국유임야여서 사업 추진에 장애 요인이 없다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맞서 전남도의회는 도유지인 완도수목원이 최종 입지로 선정될 경우 감정평가에 따라 별도 매입비용 없이 국유지와 교환하면 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완도 상왕봉에서 내려다본 난대림 전경.

◇경남 학계까지 나서 유치전 = 완도와 마찬가지로 경남 지역도 국립난대수목원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 1일 국립난대수목원 유치를 원하는 거제시민 14만여명의 서명용지가 산림청에 전달된 데 이어 학계까지 나선 TF를 구성해 거제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TF는 거제가 난대식물 생육이 가능한 자연환경을 갖췄고, 대상지 인근에 천연기념물 233호로 지정된 동백나무숲과 연계한 식물자원 연구 소재가 풍부하다는 점을 수목원 유치 타당성으로 들고 있다.

더욱이 최근엔 조선경기 불황으로 지역경제에 직격탄을 맞은 지역민들을 위해 국립난대수목원을 거제에 유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이같은 주장 때문에 전남지역 정치권에서는 산림청이 다른 요건은 배제한 채 선정 평가표에 따른 객관적 지표로만 대상지를 선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립난대수목원 입지 선정에 지역경기 불황 등 당초 평가 요소가 아닌 사항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한 경남 학계의 주장에 맞서 지역 학계에선 후보지의 상대습도와 최저기온의 중요성도 제기됐다.

박인협 순천대 교수는 “공중습도는 난대수목 생육에 중요하며, 3~4년 잘 자라던 나무도 동해로 인한 고사 가능성이 높다”면서 “상대습도와 최저기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완도군의 최저기온은 영하 7.16℃로 경쟁지역인 거제 영하 7.94℃ 보다 높으며 상대습도도 72.16%로 거제 65.66%에 비해 월등한 편이다.

하늘에서 바라 본 완도수목원.

◇완도 막판 굳히기 전략은?= 타당성 평가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양 자치단체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남도와 완도군은 산림청의 현장평가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산림청은 9월 초께로 예정된 현장평가에서 난대수목원 후보지에 난대림이 얼마나 잘 조성돼 있는지와 접근성, 지자체 관심도 등을 살피는데 전남도는 현장평가 요소 대부분이 경남 거제시에 비해 앞서고 있다고 보고 있다.

거제시의 경우 난대성 기후이기는 하나 난대림이 완도지역에 비해 비교적 조성이 덜돼 있는 등 완도가 국립난대수목원 입지로 가장 적절한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 박형호 전남도 산림휴양과장은 “국립난대수목원의 가장 큰 설립 목적이 난·아열대성 기후변화에 따른 산림생물자원 보존과 연구인데, 국내에서 난대림이 가장 잘 조성된 곳은 완도지역”이라며 “국립난대수목원의 설립 취지를 볼때 현장평가에서 완도군이 거제시를 앞설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최대 규모인 완도의 난대림을 국립난대수목원으로 지정해 보존, 연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남도와 완도군은 이같은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타당성 평가 전까지 산림청의 현장평가 준비에 집중할 방침이다.

중·서부취재본부/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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