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일간의 광주세계수영대회 자원봉사를 마치며
나덕주(빛고을문화예술봉사단장·광주광역시 시정자문위원)

지난 7월 12일부터 28일까지 2019 광주FINA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8월 5일부터 18일까지 2019 광주FINA세계마스터즈수영선수권대회가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선수권대회는 194개국 선수와 임원 7천500여 명이 참가해서 열띤 경쟁을 벌였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월드컵, 하계올림픽, 동계올림픽,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함께 5대 메가 스포츠이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됐는데 특히 광주에서 열린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필자는 이번 대회에서 6월 24일부터 8월20일까지 하루도 쉬는 날 없이 56일간의 자원봉사활동을 했으며 또 다른 삶의 원천이 됐다. 맡은 업무는 재정물자부 유니폼팀에서 봉사자들의 유니폼을 배부하는 일이었다. 매일 오전 8시에 출근하여 오후 5시에 끝나는 봉사지만 뿌듯하고 즐거운 일이었다.

36년간의 봉사활동 중에 최고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봉사활동 중에 즐거웠던 일은 영국선수가 휴대전화를 시내버스에 놓고 내려 버스회사에 가서 찾아다 준 일과 봉사활동으로 받은 실비(하루 교통비 1만 원·식비 8천 원) 100여만 원에 자비 200만 원을 더해 300여만 원 상당의 물품을 광산구 임곡동 용진원과 서구 광천동 지역아동센터에 기부한 일이다.

56일간 봉사하면서 느낀 점을 몇자 적어 본다.

먼저 이번 대회에 8천600여 명이 자원봉사 신청을 해 3천126명을 선발했다고 하는데 그 기준을 알고 싶다. 필자도 자원봉사 신청을 하고 면접까지 마쳤는데 탈락 됐다가 4일간만 유니폼 배부하는 것을 도와 달라고 해서 갔다가 56일간 하게 됐다. 필자는 광주광역시 자원봉사센터에 등록된 봉사자 중에서 첫 번째나 두 번째로 봉사시간이 많을텐데 어떤 기준에 의해서 자원봉사자를 선발했는지 또한 배치는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또 봉사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따른다. 봉사자들의 성향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광주시 자원봉사센터를 비롯해 동·서·남·북·광산구 자원봉사센터 소장이나 직원일 텐데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봉사센터와 협의는 한 건지 모르겠다. 필자가 생각할 때는 봉사자 명단만 갖고 무작위로 배치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보니 선수권대회 자원봉사자들의 원성이 많아 마스터스대회 자원봉사자 포기사태가 발생해 나이 드신 사람들이 봉사하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많은 젊은이들이 포기하다 보니 도움을 받아야 할 어르신들이 봉사를 하는 촌극이 발생한 것이다.

광주시와 대회 조직위원회에서는 이번 대회를 성공적이라고 자평을 하는 모양인데 필자는 실패한 대회라고 본다. 경기장에도 대다수 관람객이 동원된 사람들이고 전국 언론에서 보도가 미흡하다 보니 광주만의 잔치가 돼 버렸다. 수영 불모지인 대한민국에서 그것도 인구150만의 도시 광주에서 개최할게 아니라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개최했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수영 후진국인 한국이 한 단계 발돋움하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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