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사설-교사가 수능 원서비까지 받아서야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교사들이 수능 응시 원서비를 직접 받고 있다는 안타까운 보도가 나왔다. 수능 원서 접수시 현금 납부만 가능해 벌어진 사태지만 광주시·전남도교육청은 마땅한 대안이 없어 뒷짐만 지고 있다고 하니 한심한 노릇이다.

지난 22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2020학년도 수능 원서 접수 기간이다. 고3 수험생들은 응시원서와 함께 담임교사나 진로담당 교사에게 원서접수비를 현금으로 납부하고 있다. 원서비는 수능 응시영역 수에 따라 4개 영역 이하는 3만7천원, 5개 영역은 4만2천원, 6개 영역은 4만7천원 수준이다.

학생 1인당 수능 원서비를 4만원으로 계산했을 경우, 담임 교사는 한 반당 최소 100만원 이상, 학년 전체를 담당하는 진학 교사는 최대 1천만원이 넘는 현금을 직접 보관·관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행여 분실이나 하면 그 책임은 교사가 질 수 밖에 없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최근 이런 문제를 공식 제기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고 한다.

수학여행비, 방과후학교 보충수업비는 물론 사설 모의고사비도 스쿨뱅킹으로 처리되고 있다. 학부모들은 유독 수능 원서비만 현금으로 납부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교육당국도 이런 문제점을 뒤늦게 파악하고 원서비 납부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으나 최소 2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여 당분간 교사들의 원서비 교부 업무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일선 교사들에게 원서비 현금 교부 업무를 계속 맡기는 것은 염치 없는 일이다. 그렇잖아도 교사들은 교과 수업과 입시 상담에 숨 쉴 틈 없이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 당국의 대책 마련이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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