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남도·K포럼 트레킹 동행 취재기>

절경과 시원한 계곡물이 어우러진 ‘지리산 뱀사골’

짙은 녹음서 스트레스 풀고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가

아낌없는 자연의 선물로 회원 80여명 ‘힐링’ 만끽
 

‘중흥·남도·K포럼트레킹’ 동호회원들이 지난 24일 지리산 뱀사골 신선길~병풍소~간장소~화개재 등을 거닐며 초가을의 정취를 만끽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33℃를 웃도는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과 내리쬐는 좋은 햇볕, 미세먼지도 적은 계절, 어디든 걷기 좋은 초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그동안 더위를 피해 실내로만 여행 다녔던 이들에게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시기가 온 것이다. 짙은 녹음과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는 자연에서 힐링을 원한다면 지리산 뱀사골로 떠나보자.

남도일보는 지난 24일 중흥건설과 남도일보 임직원, K포럼 원우 등 회원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4회 중흥·남도·K포럼 트레킹(회장 김서중)’행사를 가졌다. 이날 트레킹에 참가한 회원들은 지리산 뱀사골 신선길~병풍소~간장소~화개재 등 18㎞를 탐방하고,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초가을의 정취를 만끽했다.
 

안전한 산행을 위해 준비운동은 필수!

◇이무기가 죽은 계곡 ‘뱀사골’

24일 오전 7시 30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주차장. 제법 선선한 아침 날씨를 보인 이날 한달여 만에 만난 트레킹 회원들의 표정은 밝았다. 악수를 하며 서로의 안부를 물은 회원들은 곧바로 버스에 탑승했고, 버스는 2시간여 가량을 달려 지리산 뱀사골에 도착했다.

회원들은 뱀사골 입구인 반선교를 지나 전적 기념관 앞 잔디밭에서 10분간 준비운동을 한 후 이날 트레킹 코스에 첫발을 내디뎠다. 뱀사골 입구와 야영장 인근을 지나 도착한 이날 트레킹 첫 코스인 뱀사골 신선길은 2㎞ 가량 계곡 바로 옆으로 나무데크로 길이 만들어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었다. 평평한 데크와 나무그늘은 ‘어서오세요’라고 말하는 듯 시원한 바람으로 회원들을 맞이 했다.

첫 코스인 뱀사골 신선길은 2㎞ 가량 계곡 바로 옆으로 나무데크로 길이 만들어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날 트레킹 장소인 지리산 뱀사골은 명칭에 담긴 기묘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1천300년 전 뱀사골 입구에는 ‘송림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이 절에선 매년 칠월 백중날(음력 7월15일) 스님 한명을 뽑아 신선바위에서 기도를 하게 했다고 한다. 다음날이 되면 매번 스님이 사라졌는데, 당시 마을 사람들은 기도를 드리던 스님이 신선이 되어 승천했다고 믿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스님이 이 같은 이야기를 기이하게 생각했고, 그해 기도를 드리기 위해 뽑힌 스님의 옷자락에 독을 묻혔다. 날이 밝은 뒤 사람들은 신선바위로 향했고, 바위 위에선 죽은 이무기가 발견됐다. 그동안 사라진 스님들은 이무기의 재물이 됐던 것. 이후 이 계곡의 이름을 이무기, 즉 뱀이 죽은 골짜기라는 뜻에서 뱀사골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뱀사골 계곡은 비교적 완만한 등산로로 뱀사골의 여러 비경과 시원한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다.

◇더위를 잊게 하는 절경 ‘푸른 소(沼)’

뱀사골 계곡은 비교적 완만한 등로로 뱀사골의 여러 비경과 시원한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었다. 이날 트레킹 코스는 지리산 뱀사골 신선길~병풍소~간장소~화개재 등 18㎞를 탐방했다. 화개재까지 18㎞를 이동하는 트레킹 전문가를 위한 A코스와, 뱀사골에서 간장소까지 10㎞인 B코스, 초보자를 위한 병풍소까지 7㎞를 걷는 C코스로 나눠 진행됐다.

신선길이 끝나자 지리산 첫 동네인 와운마을로 들어서는 와운교를 만날 수 있었다. 회원들은 와운교를 지나 뱀사골계곡 들머리로 접어들었다. 등로는 더이상 나무데크가 아닌 돌로 이뤄진 산길이었으며, 이곳에선 보는 것만으로도 흐르는 땀을 씻어내는 듯한 깊고 푸른 소(沼)가 등장했다.
 

이 곳이 무릉도원. 신선이 따로 없구나

회원들을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탁용소 (濯龍沼)였다. 탁용소는 흐르는 물줄기가 용의 승천하는 모습과 같다해 이름 붙여졌으며 제법 넓직한 웅덩이를 이루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기암절벽으로 된 푸른소(沼)가 뱀모양을 이루고 있다는‘뱀소’, 과거엔 용소로 불렸으나 송림사의 전설에 나오는 이무기가 죽은 곳으로 뱀소로 불린다. 또 옛날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용했던 호리병 모양의 소(沼)인 ‘병소’ 등 자연이 만들어낸 절경들은 회원들에게 눈으로 보는 시원함과 힐링의 시간을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탐방로 주변에는 이름없는 작은 폭포나 소(沼)가 많아 여러 등산객들이 제 취향에 맞는 계곡을 골라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또한 탐방로 곳곳에는 서식지를 벗어난 반달곰과 조우했을 경우를 대비한 행동요령 표지판도 눈에 띄었다. 이 표지판에 따르면 반달곰을 마주치게 될 경우 먹을 것을 주거나 사진 촬영을 해서는 안 되며, 곰에게 등을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뛰지 않고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반달곰이 공격해 올 경우엔 모든 도구를 사용해 저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뱀사골 트레킹에 참여한 동호회원 방재형(41)씨는 “지난달 사전답사차 방문했을 당시엔 날씨가 너무 더워 회원들이 힘들지 않을까 걱정됐는데 다행히도 적당한 날씨에 나무그늘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뤄 트레킹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특히 트레킹 회원들과 즐거운 화합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더 없이 좋은 시간이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서중 중흥·남도·K포럼 트레킹 회장은 “이번 트레킹은 선선한 날씨 덕에 지리산 뱀사골의 아름다운 경치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중흥·남도·K포럼트레킹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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