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인력 충원·임금문제 등 해묵은 노사 갈등 원인

조선대병원·기독병원 파업 돌입 ‘환자들 어쩌나’
정규 인력 충원·임금문제 등 해묵은 노사 갈등 원인
파업 장기화시 의료공백 우려 커…피해는 지역민 몫
 

29일 조선대·광주기독병원지부가 노사협상이 결렬로 각각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조선대병원 본관 1층에서 노조원들이 파업을 선언하고 있는 모습.

지역 대표 거점 병원들이 잇따라 파업에 들어가면서 의료 공백 우려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노조측과 병원측간 입장차가 분명한 상황에서 환자들과 지역민들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대승적인 합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29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 조선대병원지부(조합원 1천98명)와 광주기독병원지부(조합원 523명)는 노사협상이 결렬되면서 조선대병원지부는 이날 오전 7시 30분, 광주기독병원지부는 오전 8시 30분에 각각 파업에 들어갔다.

조선대병원지부는 지난 6월 24일부터 총 13차례에 걸쳐 ‘정규직 인력충원’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를, 광주기독병원도 6월 20일부터 총 14차례에 걸쳐 ‘통상임금 결정에 따른 임금 감액분 보상’, ‘간호사 근무복 변경 등 근무환경 개선’, ‘간호인력 인력 충원’ 등을 각각 사측에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협상은 지지부진했고, 결국 조선대병원지부와 광주기독병원지부는 지난 13일 광주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을 했다. 이후 조정기간 만료일인 지난 28일 자정까지 막바지 협상을 지속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조정을 연장하며 막판 노사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마저도 끝내 결렬되면서 최종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이 우려스러운 것은 두 의료기관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과 ‘상징성’ 때문이다.

조선대병원은 지역 대표 거점 대학병원으로 현재 25개 진료과와 849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권역응극의료센터와 암치료 센터 등 14개의 전문특성화센터를 보유, 지역민들의 생명을 지키는 최후 보류지 역할을 수행 중이다. 지난 1905년 설립된 이래 현재까지 113년간 꾸준하게 지역민의 건강을 살펴온 광주기독병원은 진료체계 다양화를 목적으로 ‘응급센터’, ‘종합검진센터 등 진료 및 질환 별 10여개 센터와 병동을 특화해 운영, 지역민들의 건강지킴이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두 병원 모두 지역 의료 체계 한 축을 맡고 있는 셈이다.

이번 파업으로 당장의 대규모 의료 공백은 없을 전망이다. 파업에 참여하는 인력 중 응급실, 병동 중환자실, 수술실, 관리과 등 중요부서에서 근무하는 필수 업무 인력들은 근무를 그대로 하고 있어서다. 현재 조선대병원과 광주기독병원은 전체 조합원 가운데 약 40~50%정도가 파업 현장에 참여하고 있다.

문제는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다. 병원 업무 특성상 타 병원간의 치료 지원 및 각 실과의 협업과 협진이 중요한데 인력 공백으로 인해 정상적인 치료나 진료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향후 지역 의료시스템 전반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두 병원 모두 생명이 위독한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응급센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업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은 더욱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결국 이번 파업으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지역민들이 될 판이다.

동구 학동에서 거주하는 한 시민은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것처럼 누가 잘하고 잘못한 것 없이 병원과 노조 모두 이번 파업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이들의 역할은 아픈 이들을 치료하는 것에 있는 만큼, 서로 입장을 잘 이해해서 이번 사태를 하루 빨리 마무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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