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치매 유발 유전변이 분포 규명

“한국인 서양인보다 치매에 취약”
조선대, 치매 유발 유전변이 분포 규명
간단한 구강상피 검사로 발병 위험도 예측

한국 등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치매에 취약한 이유를 규명한 연구 논문이 저명 학술지에 실려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선대 치매 국책연구단은 5일 치매 유발 유전변이가 동아시아인에게 높은 빈도로 존재하는 사실을 설명하는 연구 논문이 ‘저널 오브 클리니컬 메디신(Journal of Clinical Medicine)’지에 실렸다고 밝혔다. 그동안 동양인이 서양인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학계에 꾸준히 보고됐으나 그 원인은 명확하지 않았다.

OECD 2017 건강보고서에 따르면 80∼84세 치매 유병률은 OECD 평균 11.7%였지만 일본 13.1%, 중국 14.6%, 한국은 19.7%로 평균치보다 높게 나왔다.

연구단은 치매 유발 유전자로 알려진 아포이(APOE) e4형 유전자에 새로운 치매 유발 유전변이가 존재하고 이 유전변이가 있는 사람은 치매 발병률이 2.5배 더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치매 유발 유전변이는 동아시아인에게 높은 빈도로 존재한다고 연구단은 설명했다. 한국인 1만8천여명, 일본인 2천여명, 미국인 2만2천여명 등 4만명 이상 유전체 분석과 자기공명영상(MRI) 분석 등을 통해 실증적으로 확인한 결과다.

이건호 치매국책연구단장은 “이번 연구성과를 토대로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도를 정확히 예측하고 치매 고위험군을 사전에 선별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 검사법을 개발했다”며 “면봉을 이용한 간단한 구강상피 검사만으로 분석이 가능해 지역 보건소나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범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이어 “이 검사를 통해 고위험군으로 판별되면 MRI,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등 더 정밀한 검사로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조기에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 물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 쌓이는 것을 막거나 제거하는 효과가 있는 약물들도 임상 시험 중”이라고 덧붙였다.

연구단은 이번 연구성과와 관련해 국내 특허 등록을 마쳤으며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해외 특허도 출원 중이다. 연구단은 또 보건복지부의 의료기기 기술 개발사업에도 지원해 국내 유수 의료 기관과 경쟁하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공모를 통해 경도 인지장애 진단기기 등 의료제품 개발과 실증 플랫폼 구축 사업에 36억원, 의료기기 임상 시험 지원 사업에 2억~3억원을 지원한다.
/김경태 기자 kkt@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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