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상단여백
HOME 기획특집 이계홍 역사소설 깃발
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417)

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

제4부 풍운의 길 2장 이괄의 난(417)

한편 정월 17일(양력 1624년 3월6일) 중신들인 문회(文晦), 허통(許通), 이우(李佑) 등이 이괄이 역모를 꾀한다고 발고하면서 궁궐에 갑작스럽게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괄과 함께 역모를 꾀했다고 고발된 인물들이 잡혀와 문초를 받았다. 누구나 죽도록 두둘겨 패면 없는 것도 고변하게 되어있다. 끌려온 자들이 생똥을 싸지르며 매타작을 벗어나려고 잘 알지도 못하는 이괄이 반역을 꾸미고 있다고 자백했다.

“이 정도 되었으니 이괄을 잡아들여야 합니다.”

공서파(功西派)의 영수 이귀가 이괄을 하루 속히 잡아다가 문초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인조는 그들의 청을 쉽게 수락할 수 없었다. 이괄은 누구보다 용감무쌍하게 군사를 진두지휘하며 반정의 최선두에 서서 혁명을 성공시켰다. 이괄과 함께 이수일도 반정 성공을 위해 분투했으나 둘 다 서인(西人)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훈에서 제 훈격을 받지 못했다. 이수일은 반정 때 근위군을 교란시키고 광해군을 잡는 데 이괄에 못지 않았다. 하지만 이수일은 공신 대오에 들지도 못했다. 그래서 박탈감이 클 것이다. 이 점을 알고 있는 인조는 서인의 득세에 얹혀가긴 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이괄이나 이수일을 동정하고 있었다. 인조는 며칠 버텼다. 그러나 중신들도 지지 않았다.

“전하, 소잃고 외양간 고치시렵니까? 그땐 고칠 외양간마저 없어집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한 중신이 인조를 향해 소리쳤고, 다른 중신도 수염을 파르르 떨면서 아뢰었다.

“마마, 우물쭈물할 때가 아니옵니다. 이괄의 아들 이전이 삭주 박천 인근에서 군사를 모으고 있다는 긴급 밀령이 왔사옵니다. 이괄이 반란군을 모으도록 독려하는 것인즉, 그 아들부터 잡아들여야 합니다. 그 부자가 처처에서 군사를 모으고 있는 정황이 포착되었나이다.”

눈에 보이는 듯이 말하는 데야 왕으로서도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여전히 마음은 내키지 않았다.

“신중을 기해야 하느니, 우리가 또 그들이 반발하는 빌미를 제공해선 안되느니....”

“왜 그러십니까. 벌써 이괄, 기자헌, 인성군(선조의 7남이자 광해군의 이복동생. 인조의 숙부), 정충신이 들고 일아난다는 것 아닙니까. 안주목사 겸 방어사 정충신이 역모에 가담했다는 첩보가 들어왔습니다.”

“그 무슨 망칙한 말인가. 정충신은 북방 변경에서 의연하게 국토를 지키고 있지 아니한가?”

그는 정충신이 광해의 사람이긴 하지만, 정치와는 상관없이 직업군인으로서 북방 변경을 의연히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왕은 누군가의 무고라고 여겼다.

“아닙니다. 그자는 후금과 교유하고, 교역까지 하면서 재산을 모았다고 합니다. 어버이 나라 명나라를 철저히 부수고, 후금의 금수들과 교섭해야 한다고 주구장창 부르짖고 있는 자이옵니다. 우리가 반정을 성공시킨 것은 금수국가인 후금을 배격하고 명나라를 받들자고 나선 것 아닙니까. 예법의 나라 충성이란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것이옵니다. 이런 국가 기본을 모르는 짐승들은 잡아서 족칠 것이 아니라 그 가족들까지 껍질을 벗겨서 대문 밖에 내걸어야 합니다. 정충신은 이괄 부원수와는 안주와 영변 지척지간에 있으면서 한양의 정정을 엿보며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하옵니다. 이괄 부원수와 시시각각 정보를 주고 받는 사실이 계속 들어오고 있나이다.”

집권세력이 된 서인 세력이 정충신까지 싸잡아 반란세력으로 집어넣은 것은 그가 이괄과 평안도 진중에서 함께 술대작하며 시론을 했다는 혐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마께서 정 꺼림직하시면 이괄의 아들 이전을 데려다가 문초를 하면서 빌미를 찾는 것이 순서일 듯합니다. 그자부터 불러들여 전후 사정을 살피는 것이 도리이오니,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영의정 이원익이 대안을 냈다. 경륜이 있는 영상인지라, 그의 말을 거역하는 중신은 없었다. 인조가 명을 내렸다.

“이원익 정승대감의 말이 온당한 듯하오. 금부도사는 지금 당장 영변 진영으로 달려가 이전을 포박해오도록 하라.”

정충신을 만나고 영변 진영으로 돌아온 이괄은 이전을 체포하러 온다는 소식을 듣고 삭주에 나가있는 아들을 긴급히 불러들였다.

정월 24일, 금부도사 고덕률(高德律), 심대림(沈大臨), 선전관 김지수(金芝秀), 중사(中使) 김천림(金天霖)이 마군과 보군을 이끌고 말을 달려 삭풍이 몰아치는 영변 팔도부원수 진영에 이르렀다. 금부도사 고덕률이 큰호리로 명령했다.

“역적 이전은 왕명을 받들라. 이전은 나라를 엎으려는 역모를 도모해왔다. 당장 내 앞으로 나와 삼끈을 받으라. 한양으로 압송할 것이다.”

이 말을 듣고 이괄이 나서며 벼락같이 소리쳤다.

“네 이놈! 여기가 어디라고 내 아들이 역모 어떻고, 반란 어떻다고 씨부리며 잡아간다고 위협하는가?”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계홍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