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대대적 학사구조개편 단행한다
혁신 없으면 ‘대학 존립 어렵다’ 위기의식 반영
과감한 통폐합-대과 체제, 융합전공, 전공트랙제
약학과 6년제 도입, 지역특화 인재양성 전략학과 신설
 

순천대학교가 지난 8월 29일 교내 70주년기념관 우석홀에서 2021년 학사구조개편을 위한 포럼을 갖고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순천대학교가 대대적인 학사구조개편을 단행한다. 이는 인구 급감과 4차 산업혁명 같은 외부적인 환경과 일부 학과·학부의 충원율 저하와 이에 따른 대학재정 고갈 등 내·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수 년 안으로 대학 자체가 존립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이다.

순천대가 최근 마련한 2021학년도 학사구조개편안은 학생수 20명에 미치지 못하는 학과의 경우 30∼40명 정도의 대과체제로 통합하고 학생 충원율 70% 미만의 학과는 과감히 폐과할 방침이다. 또 시대변화에 맞게 융합전공과 융합교과를 신설하며 통합학부의 경우 전공트랙제를 운영, 학생들의 학과목 선택의 폭을 넓혀 진로선택에 융통성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우선 단과대학인 생명산업과학대학과 인문사회예술대학, 공과대학, 사범대학 등 거의 모든 단과대학 내의 여려 학과가 대대적인 개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생명산업과학대학의 경우 입학정원 20명 안팎인 식물의학, 웰빙자원학, 생물환경학, 산업기계공학과를 농생명학부로 통합하거나 2개 학부로 통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또 지자체와 협력 체제 구축으로 지역인재를 양성하는 차원에서 30명 정원의 지역특화 인재 양성을 위한 전략학과 신설이 추진된다.

인문예술대학과 사회과학대학의 경우 무역학과와 중국어 및 일본어과를 국제통상학부로 통합하고 법학과, 행정학과, 사회복지학과를 묶어서 공공인재학부로 통합, 학부내 개설된 전공을 교차해서 수강함으로써 학생들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공과대의 경우 정보통신공학, 멀티미디어공학, 컴퓨터공학과는 과목의 유사성을 감안, 컴퓨터정보통신공학부로 통합시켜 향후 정원 조정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신소재공학부와 인쇄전자공학과의 경우 일본의 경제침략으로 중요성이 부각된 분야인 부품·소재학과로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약학과는 2022년부터 6년제로 전환하고 신입생을 15명 선발할 예정이어서 현재 3학년에 편입학하는 30명 정원도 연차적으로 폐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개편안에 따라 학생충원과 취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학과와 사학과, 한약자원개발학과는 향후 학생 충원율에 따라 존폐 여부가 갈릴 것으로 알려졌다. 폐과 대상 교수들은 인접학문이나 교양과목 강의를 맡도록 하거나 코디네이터 교수로 배치해서 학과 통폐합에 따른 신분상의 불이익을 최소화 한다는 복안이다.

순천대 한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인구절벽 추세에 맞는 학문간 융합과 통합 그리고 전공트랙제도를 시행함으로써 학생중심 학사 운영에 중점을 두고 학사구조 개편안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교수는 “수년째 등록금 동결과 학생정원 축소 및 학생 충원율 감소등으로 2019년도 순천대의 재정은 304억 원 가운데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가 92%인 280억 원이고 사업성 예산은 겨우 8%인 24억 원에 불과한 상황이어서 곧 문을 닫거나 다른 대학과 통폐합 될 수 있는 위기상황이다”며 “이런 위기 상황에서 학사구조 개편을 통해 신입생 유치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재학생의 중도 탈락을 방지함으로 궁극적으로 역량강화대학에서 벗어나 자율개선대학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자립할 수 있는 희망이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순천대는 지난해 교육부의 기본역량 진단에서 역량강화대학으로 분류돼 어려움을 겪었다. 동부취재본부/유홍철 기자 yh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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