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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418)

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418)

제4부 풍운의 길 2장 이괄의 난(418)

이괄의 호령에 금부도사 고덕률이 순간 쫄았지만, 어라, 이새끼 봐라 하는 듯이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따 대고 금부도사에게 도발인가!”

그는 엄연히 왕명을 받들고 달려온 사람이다. 결코 밀릴 수 없는 신분이고, 항명은 저 죽으려고 작정하는 짓이다. 금부도사가 다시 소리쳤다.

“왕명은 천명이다. 천하를 호령하는 장수도 왕명을 거스르면 천명을 거스르는 것이니, 배역도가 된다. 죽지 않으려거든 어서 아들을 내놓으라.”

“저놈들을 모두 잡아라. 한놈도 놓치지 말라.”

이괄이 명령하자 군졸들이 우루루 몰려들어 금부도사 일행을 에워쌌다.

“저놈들이야말로 역도다. 감히 우리의 군사를 역도로 몰다니, 한발짝도 옮기지 못하도록 포박하라!”

군사를 역도로 몬다고 몰아붙였으니 군사들이 동요하지 않을 수 없다. 부장과 중군장, 군교들이 한달음에 달려들어 금부도사와 선전관 일행을 포박했다.

이괄의 군대는 이괄의 지휘 아래 잘 먹고, 절도있게 조련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정예병사로 성장했다. 그러했으니 사기가 충천했다.

“이것들이 임금의 눈을 흐리게 하고, 탐욕스런 욕심만 채웠으니 상감마마의 이름으로 처단한다!”

이괄이 금부도사 고덕률의 목을 단숨에 치니 다른 부장들과 장사들이 심대림, 김지수, 김천림을 차례로 척살(刺殺:칼로 찔러죽임)하고, 보군(保軍)을 잡아 격살(擊殺:주먹과 무기로 살해)했다. 마군(馬軍)은 도망가다가 눈밭에 설치한 덫과 함정에 빠져 죽고, 한두 명만 간신히 살아 줄행랑을 놓았다.

이괄이 금부도사와 선전관을 처치한 뒤 단위에 올라 외쳤다.

“군사들은 들으라! 이렇게 더러운 세상에 제갈공명의 출사표까지 굳이 말하지 않겠다. 우리는 조정 간신배들의 협잡질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나라를 구해 다시 임금에게 바쳐야 한다!”

와-, 하고 동헌 뜰에 집결한 군사들이 함성을 질렀다. 피를 본 그들은 흥분해 있었다.

“자, 다시 한번 거사 이유를 말하나니, 군사들은 분개심을 칼 끝에 달아라. 쥐새끼 같은 간신배들이 왕을 불구로 만들고, 모든 행악을 저지르고 있다. 벼슬자리를 나누고, 반대파를 제거하면서 그들의 재산과 처자를 처첩으로 삼는 패악을 저지르고 있다. 혁명을 일으키는 것은 나라를 바로 세우자는 것인데, 사리사욕을 챙기는 방편으로 삼고 있으니 어찌 뜻있는 자 침묵할 수 있는가. 부패분자들을 척결하기 위해 정의의 칼이 세상을 향해 내리칠 것이다! 우리는 분연히 일어설 준비가 되어있다. 상감마마를 받들고 어진 세상을 펼치고자 봉기하는 것이다! 우리와 함께 하기 위해 도성에서는 벌써 뜻있는 지사들이 백성들을 규합해놓고 있다. 백성들 또한 우리의 진군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우리의 입성은 온 천하가 바라는 바이니, 한시도 지체할 이유가 없다. 가즈아!”

와! 일만삼천여 군사들이 일제히 무기를 허공 높이 쳐들어 환호했다.

한편 이괄의 병영에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져 도망친 마군 병사가 헐레벌떡 궁궐로 달려들어 외쳤다.

“나랏님, 지금 영변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금부도사와 선전관이 이괄에게 목이 달아났습니다! 그들이 한양으로 쳐내려오고 있습니다!”

“뭐라? 금부도사를 척살하고, 한양으로 쳐들어온다고?”

어전에 있던 병조판서 김류가 깜짝 놀랐다. 그는 반란 모의 혐의로 구성부사 한명련과 안주목사 겸 방어사 정충신을 체포해오도록 명령해놓고 있었다. 한 발 늦었단 말인가.

반란 소식을 들은 이서 심기원 김자점 신경진 최명길 이흥립 심명세 구굉 등 정사공신들과 호위대장 의금부사 대사헌 좌찬성 등 사대부들이 속속 어전으로 모여들어 비상시국회의를 열었다.

“이괄 이놈이 기어이 일을 저렀는데, 그놈이 왜 반란을 일으켰다고 보오? 무리하게 정사공신록(靖社功臣錄)을 짠 것이 문제 아니겠소?”

이조판서 이귀가 한숨을 지었다. 그러자 병조판서 김류가 맞받았다.

“이판대감, 그걸 말이라고 하고 있소? 지금 그런 한가한 말을 할 때요?”

“원인을 찾아야 해법을 찾는 것 아니겠소?”

“집안에 불이 났는데, 왜 불이 났으며, 불을 낸 자가 누구냐 따질 때요? 불부터 꺼야지!”

뿐만 아니라 김류는 자기 자식 김경징과 심복 신경진을 공신록에 올린 것을 빗대어 비판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귀 역시 이시백 이시방 두 아들을 공신록에 올렸지 않았는가. 그런데 자신은 거기서 초연한 듯이 뱉어낸다. 이괄이 이런 전차로 모반을 일으켰다면 이귀 역시 거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반란의 원인제공을 한 당사자가 자기는 깨끗한 척하는 것이 못마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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