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화재 원인 ‘전동킥보드’ 충전 중 발화 추정

국과수, 전동킥보드 잔해 수거해 정밀검식 진행

경찰, 피해 남매에 임시 숙소·의료비 등 지원

추석 연휴 첫날 새벽 5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아파트 화재는 충전 중인 전동킥보드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는 감식 결과가 나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현장에서 킥보드 잔해를 수거해 정밀 감식을 진행한다.

12일 광주 광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광산소방서 화재조사반, 한국전기안전공사 등과 함께 아파트 화재 현장 합동 감식작업을 벌인 결과 현관 문 앞에 놓여있던 전동킥보드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현관과 개방형 구조로 연결돼 있는 거실 공간에 놓인 전동킥보드 주변 벽지와 바닥이 집중적으로 타고 그을린 점으로 미뤄 이 같이 주장했다. 또한 킥보드 내장 배터리와 전선 플러그 등 주변 상황을 토대로 불이 났을 당시 전동킥보드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집주인 A(53)씨는 자녀(아들 딸)와 아들의 친구 등 3명과 함께 주방 다용도실 창문으로 대피를 시도했다가 추락해 숨진 것을 것으로 설명했으며, A씨의 아내 B(50)씨는 현관문을 통해 집 밖으로 나가려다 연기에 질식해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현장에서 수거한 킥보드 잔해 등에 대해 정밀 감식을 벌여 정확한 화재 경위를 규명한다. 오는 15일에는 A씨 부부에 대한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도 규명할 방침이다.

한편, 광산경찰서는 화마로 부모를 잃은 남매가 심리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의료비를 지원하고 임시 숙도도 제공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들 남매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을 우려가 있다고 판단, 전문 상담 요원도 배치할 계획이다.

15~16일로 예정된 부검 이후 이뤄질 장례 절차를 돕는 방법도 강구 중이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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