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에 지친 운동부 학생들 가슴 앓이 여전

뒷돈 요구까지…지역 학교 잇따라 잡음

성적 지상주의 매몰 “대책 마련해야”

학교 운동부 코치가 학생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건 물론 학부모에게 부적절한 뒷돈까지 받아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지역 학교 운동부가 뒤숭숭하다. 근절된 줄 알았던 학교 운동부 내 폭력 등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를 막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15일 전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전남 순천의 한 여중·여고 운동부에서 학생들을 지도한 A코치가 학부모 8~9명으로부터 매월 30만원 가량을 훈련비 명목으로 받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도교육청과 전남체육회가 진상조사에 나섰다. A코치는 전남체육회 조사에서 돈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받은돈을 지도자 인건비와 공과금, 세금 등 용도로 사용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A코치는 파문이 확산되자 지난달 사직서를 제출했다. 도교육청 측은 수사당국의 수사결과를 지켜본 뒤 관련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전남의 한 고교 야구부에선 3학년 학생이 1학년 후배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피해 학생이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물의를 빚기도 했다.

피해를 주장한 1학년 신입생 학생은 6개월여간 선배로부터 폭언과 구타에 시달려왔다고 호소했다.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중이어서 결과에 따라 파장이 예상된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왜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느냐”며 운동부 제자에게 과도한 얼차려를 지시하고 신체 일부를 폭행했다가 재판에 넘겨진 광주 모 중학교 운동부 코치에게 1심에서 집행유예부 징역형이 선고됐다.

또 광주의 한 중학교 배구부에서는 일부 학부모가 공개석상에서 코치의 폭언과 따돌림 등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코치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성적 지상주의, 금메달 제일주의에 계약직 지도자들의 고용 불안이 겹치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다고 보고 있다.

쳬육계 한 관계자는 “매를 맞으면서 운동을 배운 지도자들이 관행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는 비정규직 운동부 코치들의 고용 불안도 풀어야 할 숙제”라고 밝혔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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