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타 툰베리의 등교거부운동과 나주 SRF 소각장 분쟁
조진상 교수 ((사) 광주시민환경연구소 이사장·SRF 거버넌스 위원)

그레타 툰베리 (Greta Thunberg). 스웨덴 국적. 올해 나이 16세의 청소년 환경운동가다. 어린 나이에 프란체스코 교황을 직접 뵙고, 유럽연합,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등에서 연설을 했다. 금년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올라 있다. 그녀가 상을 받게 된다면 최연소 수상자가 될 것이다.

지난 해 8월 2일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등교 거부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주변 친구들에게 학교에 나가지 말고 기후변화를 위한 행동에 나서자고 권했다. 아무도 동조하지 않았다. 굴하지 않고 1인 시위를 이어 나갔다. 해시태그 ‘미래를 위한 금요일 (Fridays For The Future)’을 통해 또래들을 설득해 나갔다.

혼자 시작한 등교 거부 시위는 1년도 안돼 세계 각국으로 널리 널리 퍼져 나갔다. 벨기에, 네덜란드, 미국, 호주, 영국 등 지구 곳곳에서 많게는 수천, 수만 명의 청소년들이 매주 금요일을 학교가 아닌 거리에서, 의회 앞에서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15일 지구 차원의 공동행동의 일환으로 “기후악당국가 탈출을 위한 청소년기후행동”을 준비했다. 이날 하루 105개 국가, 1,650개 지역에서 등교거부 동맹시위가 있었다. (우리나라는 “세계 4대 기후악당국가”로 불리운다고 한다)

그녀는 지금 미국에 머물고 있다. 9월 23일 열릴 유엔의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작은 요트를 타고 지난 8월 14일 영국 플리머스를 출발해 14일만에 뉴욕에 도착했다. 대서양을 건너기 위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비행기를 거부하고 바람으로 동력을 얻고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요트를 선택했다.

지난 해 12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렸던 24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기후변화에 관한 그동안의 실패를 인정해야 한다”, “당신들은 자녀를 가장 사랑한다고 하지만, 그들의 눈앞에서 아이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면서 정치인들을 비판했다.

“아무도 이 일을 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이런 불편한 진실을 말하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만 나쁜 사람이 된다”. “단순히 과학적 진실과 통계를 밝힌다는 이유만으로도 우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준의 욕설과 협박을 받고 있다”.

최근 미국 백악관앞 기후변화시위에 참여한 그녀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 우리는 계속할 것”이라며 “특히 10대 청소년인 자신과 친구들이 발 벗고 나선 것은 어른들이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레타의 지구환경보호를 위한 등교거부 운동 소식을 접하면서 혁신도시의 한난 SRF 나주 소각장 분쟁이 오버랩된다. 둘은 본질적으로 내용이 같다.

SRF 분쟁은 햇수로 만 2년을 넘기고 있다. 주민들의 고통은 극심해지고 있다. 100회에 육박하는 화요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학부모들의 등교거부운동, 주민소환운동, 개별난방전환운동, 민주당 권리당원 가입운동, SNS 및 농촌지역 홍보운동 등 소각장 가동 저지를 위한 다양한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한난과 지역 정치인들은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 “SRF 악당 도시”를 만든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주민 대표들은 객관적 사실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비난과 모함을 받고 있다. 주민들이 발벗고 나선 것은 이 일을 응당 해야 할 사람들이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도시는 정부가 만든 도시다. 아이들이 많은 도시다. 읍면동 기준 평균 연령이 전국에서 가장 낮다. 어른들은 정부 정책에 의해 새 도시로 이사왔지만 아이들은 혁신도시가 고향이다. 아이들의 고향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주민들은, 학부모들은, 엄마들은 분명하게 말한다. “우리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는 계속할 것이다.”

9월말 예정인 14차 SRF 거버넌스 회의를 마지막으로 좋은 결실을 맺어 등교거부까지 가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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