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은 혁신의 어머니…‘앞으로의 꿈’ 찾기”

■김동연 前 경제부총리, 제5기 남도일보 K포럼 초청 특강
“결핍은 혁신의 어머니…‘앞으로의 꿈’ 찾기”
‘유쾌한 반란’ 주제…세가지 키워드 소개
환경·자신·사회에 대한 틀 깨는 것 중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남도일보 제5기 K포럼 2학기 두번째 강연자로 나선 김동연<사진> 전 경제부총리는 “결핍을 이겨내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 18일 광주 서구 광천동 웨딩그룹위더스에서 ‘김동연의 유쾌한 반란’이라는 주제의 특강을 통해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현실을 극복하고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 등에 대해 들려줬다.

그는 첫 번째로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며 어려움을 극복하는 ‘환경에 대한 반란’, 두 번째로 자신의 틀을 깨기 위한 ‘자신에 대한 반란’, 세 번째로 사회가 건전하게 발전하기 위해 변화시키는 ‘사회에 대한 반란’을 정의했다.

김 전 부총리는 먼저 과거 자신의 어릴 적 어려운 환경과 이를 극복한 사례를 소개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집안이 망해 청계천 판자촌에서 학교를 다녀야 했고, 판자촌이 강제 철거되면서 쫓겨나자 천막을 치고 생활해야 했다”며 “어려운 가정형편에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상업고를 갔다. 이후 졸업도 하기 전에 은행에 취직해 17세의 나이로 장남의 짐을 짊어져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일을 하면서도 학업에 대한 갈증으로 야간대학에 진학해 공부하다가 고시공부까지 하게 됐다”며 “언제나 ‘앞으로의 꿈’을 꾸고 찾으면서 나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반란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김 전 부총리는 “‘반란’이라고 하면 어감이 좋지 않게 느껴질 수 있지만 ‘유쾌한’이 더해지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된다”며 “그래서 유쾌한 반란은 내가 하고 싶어서 일으키는,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뒤집기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도일보의 최고경영자(CEO) 아카데미인 제5기 K포럼 11번째 강좌가 지난 18일 웨딩그룹 위더스 광주에서 열린 가운데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원우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그는 ‘사회에 대한 반란’에 대해 “현재 우리사회는 계층사다리의 단절현상으로 부와 지위의 대물림이 이어지고 있다”며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면지속가능한 성장을 방해하는 구조가 형성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경제의 회색코뿔소(지속적인 경고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 요인)는 저출산과 고령화이다”며 “두 가지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거나 해결하려는 노력이 없으면 우리 경제는 10년~30년을 넘어 지속적인 위험요소가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김 전 부총리는 ‘결핍은 혁신의 어머니’라며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스페인과 영국이 벌인 칼레(Calais)해전은 역사를 바꾼 세기의 전쟁으로 유명하다”며 “스페인은 9천여명의 해군과 2만명의 보병을 가지고 있었고, 영국은 6천명의 해군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후의 승자는 영국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해상전쟁에서 주요 무기였던 청동대포는 화력이 좋았지만 값이 비쌌다. 영국은 청동대포를 만들 수 있는 구리도 없었고, 가난해서 돈도 없었다”며 “이에 영국은 비가 오면 녹이 슬고, 신축성이 떨어져 대포에 좋은 재질이 아니었던 주철을 이용했다. 주철은 청동대포의 4분의 1 값이었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가능했고, 그 결과 영국 해군은 병력의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무적함대를 무찌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남도일보의 최고경영자(CEO) 아카데미인 제5기 K포럼 11번째 강좌가 지난 18일 웨딩그룹 위더스 광주에서 열린 가운데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강의를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또 “지난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 100미터 경기가 열렸을 당시 모든 선수들은 선 채로 출발했다. 하지만 미국의 토머스 버크가 최초로 ‘캥거루 출발법’이라고도 불리는 크라우치 스타트(crouch start)를 시도했다”며 “그는 이 자세로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지금까지도 선수들이 이 출발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육상 역사상 처음으로 시도한 캥거루 출발법처럼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가야 한다. 기업인도 그래야 한다”며 “이러한 혁신이 인생의 성공과 기업 성공을 이끌어 줄 것이다”고 강조했다.

강의가 끝난 뒤에도 K포럼 원우들과 김 전 부총리는 질의응답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김 전 부총리는 1982년 제6회 입법고시와 제26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했으며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경제부총리를 지냈다. 또 기획재정부 제2차관과 국무조정실장, 아주대 총장 등을 역임했다. 1년 6개월간 문재인 정부의 초대 부총리를 역임했던 그는 지난해 12월 10일 부총리직을 끝으로 공직생활 만 34년을 마감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원우들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강의를 듣고 있는 모습.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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