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상사화 축제장 곳곳 무단 출입 관광객 ‘눈살’

인생샷이 뭐길래… 짓밟힌 상사화 군락지
영광 상사화 축제장 곳곳 무단 출입 관광객 ‘눈살’
출입 제한 푯말도 무색…“시민의식 정착돼야” 지적
 

‘축제의 계절’ 가을을 맞아 지역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민들이 상식을 넘어선 꼴불견 행동을 보이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한 장의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려는 일부 시민들이 출입금지 구역까지 넘나드는 위험(?)을 무릅쓰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전남 영광의 대표 축제인 ‘상사화 축제’가 진행중인 불갑사 일원은 붉은 물결의 장관을 만끽하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젊은 연인부터 삼삼오오 친구·가족과 함께 가을 낭만을 만끽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상사화 군락지를 감상하며 산책을 하거나 이를 배경으로 추억 남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특히 관광객들은 상사화 군락지 곳곳에 설치된 포토존에선 단 하나의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 줄을 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저마다의 개성을 담기 위한 각각의 포즈를 취하는 관람객들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가을 낭만을 만끽하는 것도 잠시, 일부 관광객들은 울타리로 출입을 제한한 곳을 넘나들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상사화 군락이 조성된 정원 내부로 들어가 남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기념촬영을 하는 시민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선 자연보호 등을 위해 출입을 제한하는 울타리는 가볍게 무시되는 듯 보였다.

사진 촬영을 마친 관광객이 떠난 자리에는 꽃대가 꺾여 짓밟힌 상사화만 남겨졌다. 이렇게 짓밟힌 자리는 또다른 관람객에게 명당이 되었고,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군락지 곳곳에는 관광객들로 인해 무단으로 마련된 포토존까지 생겨났다. 군락지 경계를 나타내고 있는 울타리와 출입금지 푯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또한 수많은 인파가 몰렸음에도 통행로를 가로막은 채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로 인해 정체현상이 빚어지는가 하면, 갑작스레 멈춰선 앞사람과 뒤따라오던 뒷사람 간의 충돌사고까지 발생했다.

산악 동호회와 함께 이곳을 찾은 관광객 A(49·여)씨는 “기왕에 찍는거 예쁘게 나오면 더 좋지 않나요? 나 혼자만 하는 것도 아니고 주변에 둘러보면 울타리를 넘나드는 사람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며 “꽃이 상하지 않게 발 디딜때도 조심스럽게 들어갔는데 뭐가 나쁜건지 모르겠다”며 되려 큰소리를 냈다. 이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울타리를 넘나들며 사진을 찍어 자리까지 생긴 마당에 한사람쯤 더 들어와 사진을 찍는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축제장에서의 관광객들의 비매너 행위는 하루이틀 지적된 문제가 아니다. 이날 만난 또다른 관광객은 “출입을 제한하는 울타리가 설치된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 아니겠냐”며 “‘눈으로만 봐달라’는 부탁 메시지에도 이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절로 눈살이 찌푸려 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연은 후손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산’이라는 말이 있듯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이를 훼손하는 것은 지성인으로써 창피한 일”이라며 “공공질서를 지키고 자연을 보호하는 시민의식이 생활 곳곳에 정착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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