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회통합의 길, 독일 교육에서 찾다.

<7>이주민 적응 돕는 독일 사회통합코스

이주민 관문 ‘VHS’사회통합코스 수료 필수

<평생교육원>

독일 거주비자 얻으려면 600시간 VHS 과정 통과해야

일상생활 가능한 언어수준 도달하면 직업 언어교육도

언어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요가 등 각종 교육 ‘인기’
 

독일 사회통합의 출발과 끝에는 ‘Volkshochschule(VHS)’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주민들이 독일 거주비자를 얻으려면 이곳에서 이뤄지는 ‘B1’ 독일어 시험에 통과해야 한다. VHS는 이를 위해 수준별 언어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독일 하겐시 VHS 강의실에서 언어교육 프로그램을 듣고있는 이주민들의 모습.

독일 사회통합의 출발과 끝엔 ‘Volkshochschule(이하 VHS)’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독일 VHS는 ‘Volks(시민)’과 ‘Hochschule(고등학교)’가 합쳐진 말로 우리말로는 시민문화회관 또는 평생교육원 등으로 부를 수 있다. 우리와 다른 점은 독일에 이주해온 외국인이라면 누구나 이곳을 거쳐가야 한다는 점인데, VHS는 이들에게 수준별 언어교육은 물론 여러 사회통합프로그램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특히 외국인은 VHS에서 이뤄지는 사회통합코스(Integrationskurse)를 이수해야 독일 거주 비자를 획득할 수 있을 만큼 VHS는 이주민들의 필수 관문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이주민 뿐만 아니라 청년들을 위한 구직 프로그램, 노인들을 위한 각종 취미 프로그램 등도 함께 이뤄지고 있어 세대를 불문하고 독일사회의 일원으로 정착하고 생활하는 데 VHS가 여러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독일은 외국인관청을 통해 새롭게 독일에 오는 사람들이 반드시 VHS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EU국민들 뿐만 이나라 혼인을 통해 독일에 입국한 사람이나, 일자리를 찾으러 이곳에 오는 사람들 등 모든 외국인들이 대상이다. 이를 위해 독일 전역엔 모두 895개의 VHS가 사회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기초생활수급자들도 이곳을 거쳐가야 하는데 언어교육부터 직업교육까지 각종 교육을 통해 알맞은 직업을 찾아주기 위함이다. 이들은 600시간 과정의 사회통합코스를 이수해야 외국인관청으로부터 거주 비자를 받을 수 있다. 사회통합코스는 독일에 입국한지 1년 내에 시작해야 하며, 시작한 뒤 2년 이내에 끝마쳐야 한다. 가격은 100시간에 195유로 정도이며, 600시긴 중 100시간은 독일 국내정치와 관련된 수업을 듣게된다.
 

취재에 도움을 준 독일 하겐시 VHS 직원 페트라 메이어(Petra Meyer-Goldbach)씨와 안나 페데(Anna Feder)씨.

VHS의 사회통합과정은 언어수준별로 A1과 A2, B1과 B2 등으로 구분된다.‘B1’을 통과한 사람에겐 전체 수업료의 50%를 돌려준다. 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300시간의 과정을 더 이수해야 하는데, 독일어 철자법부터 배우게 되는 ‘A1’ 코스의 경우 처음부터 900시간의 과정으로 운영된다.

일상생활이 가능한 독일어를 깨우친 수준의 B1의 통과율은 약 75% 정도이며, A1은 90% 가량이 통과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B1 과정을 합격한 이주민들은 직업교육을 위한 ‘B2’ 과정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VHS는 이를 이주민들의 가장 이상적인 코스로 여긴다. B2는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직업 언어교육 중심이다. 당초 B2는 300시간 과정으로 운영됐는데 통과율이 20% 가량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400시간으로 늘었다가, 올해부터는 500시간으로 다시 늘어났다. B2는 독일인들도 꽤 어려워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육아와 공부를 병행하는 여성들을 위한 배려도 있다. 아이들을 키우는 이주여성의 경우 주당 25시간의 교육과정을 15시간으로 낮춰주는 식이다. 특히 아이가 있는 사람이 아이와 함께 VHS를 찾으면, 엄마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아이도 돌봐준다. 부모는 그 시간을 활용해 각종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또 현재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야간교육과정도 운영중이다.

16~27세 대상의 ‘특별반’도 있다. 이들은 기성세대와 문화나 사회적 인식이 다른 탓에 특별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VHS엔 이주민 뿐만 아니라 60세 이상 어르신들도 많이 찾아온다. 교육 프로그램이 정치, 경제, 예술, 음악, 건강 등 다양하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은 VHS의 컴퓨터와 스마트폰 관련 정보화교육에도 참여율이 높은 편이다.
글·사진/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독일 사회통합코스 개요도.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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