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남도·K포럼 트레킹 동행취재기>
조선시대 산수화 속 거니는 함양 선비문화탐방로
화림동계곡 물소리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힐링’
거연정·농월정·동호정 등 잇따른 정자서 휴식
총 6㎞ 코스 대부분 평지, 가족과 함께하기 좋아
참가자들 “꼭 다시 한번 오고싶어요” 한 목소리
 

지난달 28일 중흥·남도·K포럼 트레킹에 참가한 동호회원들은 화림동계곡을 따라 이어진 경남 함양군 함양선비문화탐방로에서 여유와 휴식을 만끽했다. 사진은 농월정 앞 화림동계곡에 발을 담그고 이야기를 나누는 동호회원들 모습.

“맑은 물소리를 따라 한참을 걷다가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정말 무릉도원이 따로 없네요…”

지난달 28일 중흥·남도·K포럼 트레킹에 참가한 한 동호회원은 함양선비문화탐방로(이하 함양선비길)를 거닐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15번째 탐방지인 함양선비길 트레킹에 나선 동호회원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휴식을 즐기느라 시간 가는줄 몰라 했다.

경남 함양군 남덕유산 자락의 화림동 계곡을 따라 이어진 함양선비길은 반석 위로 흐르는 옥색의 물줄기와 주변의 소나무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었다. 해발 1천508m의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금천은 화림동 계곡으로 이어지며 독특한 모습의 담과 못, 바위를 만들어 놓았는데, 이 때문에 생긴 선비길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는 이곳을 찾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트레킹 출발에 앞서 가볍게 몸을 푸는 트레킹 동호회원들.

특히 계곡 옆에 자리한 넓직한 암반 위에 앉노라면 절로 콧소리가 나오기 마련이다. 여유로이 바위 위에 앉아 두발을 쩍 뻗으면 조선시대 선비들이 딱 그랬을 듯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날 이곳을 찾은 트레킹 동호회원들도 암반 위에서 선조들의 모습을 상상했다. 흐리던 날이 서서히 개이며 뜨는 햇빛을 등지고 앉아 쉬는가 하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밀린 수다를 나누는 회원들도 눈에 띄었다. 또다른 회원들은 조선시대 선비의 모습은 잊은채 이내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사각 화면에 선비길의 풍광을 담기도 했다.

또 선비길을 따라 자리잡은 정자들은 트레킹에 나선 회원들에게 환상적인 휴식을 선사했다.
 

화림동계곡을 따라 이어진 함양선비길을 걷는 동호회원들.

여덟개의 못과 여덟개의 정자가 있다고 해서 ‘팔담팔정(八潭八亭)’으로 불리는 화림동계곡은 현재는 거연정과 군자정, 동호정 만이 본래의 모습으로 남아있다. 화림동계곡에서 가장 큰 정자였던 농월정은 2003년 불에 타 없어졌다가 최근에 복원됐다. 경모정 등 나머지 정자들도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정자들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거연정과 동호정, 농월정은 누구나 한번 쯤 봤을 법한 조선시대 산수화 속 풍경과 판박이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빼곡한 산과 유유히 흐르는 계곡, 저마다 모습을 달리한 바위. 그 위에 자리잡은 정자에서의 휴식은 조선시대 양반이 부럽지 않다.
 

동호회원들이 줄지어 함양선비길을 걷고 있다.

거연정부터 농월정까지 약 6㎞ 거리인 선비길은 오래 걷는게 부담스러운 노년층, 가족 단위에게 인기다. 여유롭게 걸어도 2시간 가량 코스인 이곳은 대부분 평지여서 부모님을 모시고, 또는 어린 자녀들과 함께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이번 트레킹에 나선 동호회원들도 여유롭고, 편안한 코스에 엄지를 들어보였다,

함양선비길 중흥·남도·K포럼 트레킹에 참가한 김차순 우제길미술관장은 “맑은 날씨에 아름답고 편안한 자연 속에서 걸으니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특히 너무 길지 않고 억세지 않은 트레킹 코스가 나에게 꼭 맞아서 더욱 행복한 한 걸음, 한 걸음이었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함양선비문화탐방로 안내도.

2시간여에 걸친 함양선비길 트레킹을 마치면 정유재란 때 나라를 지키기 위해 왜적과 싸우다 순국한 순국선열의 위패를 모신 황암사(黃巖祠)가 나타난다. 아쉬운 트레킹을 마친 동호회원들은 정갈하게 정돈된 황암사에서 순국선열들의 넋을 기리며 다음 트레킹을 기약해야 했다.

김서중 중흥·남도·K포럼 트레킹 동호회장은 “벌써 15번째를 맞은 트레킹을 이어오면서 지금껏 부상자가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매우 뿌듯하다”면서 “함양선비길 트레킹이 다른 산행 일정과 겹쳐 많은 분들이 함께하지 못했지만, 적은 수의 인원이 가족과 같이 트레킹을 즐긴 것 같아 또다른 매력을 느꼈다. 10월 중에 열리는 우리 동호회 음악회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다시 뵙겠다”고 전했다.
글·사진/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순국선열들의 위패를 모신 황암사에서 도착한 동호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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