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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434)

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434)

제4부 풍운의 길 2장 이괄의 난(434)

“어디냐?”

“봉산에서 내려와 인산의 민가에 있다고 합니다.”

“그곳은 서로가 아닌가. 그자는 평산-토산-금천의 동로를 탔을 것이다.”

“아닙니다. 인산의 민가에서 작전회의를 하는 것을 밀대가 분명히 보았다고 합니다. 지금 치러 가면 생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믿을 수 없었다. 이괄은 또다른 이괄을 두어서 관군은 물론 그들 군대에도 혼선을 주고 있었다. 어디에 있는지 거처를 밝히지 않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위장술로 신비감을 더해주고, 동시에 신변보호를 하고, 다른 한편으로 군사를 옥죌 수 있는 수단으로 자기존재를 활용하고 있었다. 평양 원수부에서 전령이 들이닥쳤다.

“정 장수 나리, 도원수부의 도원수께서 급히 호출입니다.”

원수부는 평양을 떠나 멸악산 근처에 와있었다. 장만 도원수가 정충신을 반가이 맞는 가운데 여러 장수들이 합석한 작전회의가 열렸다.

“정 장수가 적과 내통했다는 오해를 일단 벗어나서 다행이다. 조정에서도 정 장수의 활약상을 새롭게 평가하고 있으니 이번에 마저 전공을 세우기 바란다. 허면, 지금 역적의 전략이 어떠한가.”

“예, 역도들에게는 네 가지의 전략이 있을 것입니다. 상책, 중책, 하책, 그리고 최상책입니다.”

“그게 어떤 것인가.” 장만이 호기심을 보였다.

“첫째 그 자는 은과 삼으로 가도의 명 장수 모문룡과 결탁하고, 청천강 이북에 웅거하며 여러 성을 장악하고 관서지방을 호령하면 조정에서 쉽사리 제압할 수 없으니 상책입니다.”

“그러면 중책은?”

“후금과 은밀히 내통하여 서로 결속하고 위세를 떨치는 것입니다.”

“하책은?”

“사잇길로 빠져서 한양으로 직방 남하하여 한양을 점령하고, 빈 궁궐을 지키고 있는 것이 하책입니다.”

“한양 점령이 하책이라니, 그게 말이 되는가?”

“글쎄요. 그런데 최상책이 하나 있습니다.”

“최상책? 무엇이렸다?”

“상감마마께옵서 한강을 도강해 공주 몽진 길에 올랐습니다. 역도가 뒤쫓아가 임금님을 생포하면 모든 승부는 끝납니다.”

“그렇다면 상감마마께옵서 붙잡히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서 몽진을 가셔야 한다고 파발을 띄워야 하겠군.”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 그자는 하책을 쓸 것이니까요?”

“빈 궁궐을 차지한다, 이 말인가?”

“그렇습니다. 그자는 궁궐을 차지하면 나라를 차지했다고 만세부를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빈 항아리를 붙들고 만족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임금에게 파발을 띄울 필요도 없습니다.”

“그래도 유의해서 가시도록 문안을 살펴야 하는 것 아닌가.”

“위급하다고 하지 않아도 임금님은 벌써 바람보다도 빨리 도망가셨으니까요. 그에 왕실의 전통이잖습니까. 선조대왕께옵서도 왜군이 쳐들어오자 부랴부랴 의주 몽진길을 떠나시는데, 그때도 경마보다 빨리 가셨다 하지 않았습니까. 신하들이 오줌눌 새도 없이 떠나버려서 낙오된 자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안심이지. 헌데 그게 욕인지 칭찬인지 모르겠군.”

“작전이 있습니다.”

“작전을 펴서 임금님을 구하자는 것인가?”

“이괄의 남하를 어떻게든 지체시키는 것입니다. 남하 저지를 하는 것은 저놈들이 예성강을 돌파했으니 연백평야에 진을 치고, 그 다음 임진강에서도 방어전선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저지하면 임금님 몽진은 그만큼 시간을 벌어서 차질없이 공주에 안착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확실한 방법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생포하는 일입니다. 그것이 많은 희생을 줄이는 일이지요. 이괄 군사들도 우리 군사 아닙니까. 데려와 편입시켜야지요.”

“그놈들이 그자를 철벽 경호하고 있을 터인데?”

“이미 추적병을 풀었습니다. 그리고그의 한 거처지를 확인했습니다.”

정충신은 이괄의 용맹성은 인정하지만 안목이 좁다는 데 우선 안도했다. 그가 임금을 추격하지 않고 한양을 접수하면 조선의 왕권은 흔들림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믿었다.

“나 같으면 왕을 생포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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