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리뷰>2019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첨단기술과 예술의 조화’로 혁신을 꿈꾸다
건물 외벽 활용한 개막공연…전시공간의 첫 변화
윤제호 ‘휴식동굴’ 등 복합 6관 작품 관심 폭발

2019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개막식이 지난 11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 6관에서 열렸다. 사진은 개막공연인 ‘하이퍼리즘 바이올렛’. /광주문화재단 제공
개막식에서 열린 진시영 작가의 미디어파사드 작품 ‘라이트 드로잉-플로우’. /독자 제공

예술가들이 무대에 서서 몸을 도구 삼아 그림을 그린다. 음악에 맞춰 절제된 안무를 추는 동시에 캔버스 위에 손과 발로 예술 작품을 만든다. 무대 양 옆 외벽과 천장, 계단에는 빛으로 예술 작품을 승화한 영상이 투사된다. 아날로그를 대표하는 물감과 디지털을 나타내는 빛이 혼합된 콜라보레이션이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연출된다. 일상 속 모든 공간이 예술 작품을 선보일 전시장으로 변모한다.

지난 11일 오후 6시 30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6관에서 열린 2019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개막 공연을 한 예술가 권지안의 ‘하이퍼리즘 바이올렛’과 진시영 작가의 미디어파사드 작품 ‘라이트 드로잉-플로우’이었다. 개막식에 참석한 관객들은 연신 감탄사를 자아냈다. 어릴 적 가지고 놀았던 물감을 친숙하게 풀어낸 공연에 시민들은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듯 해맑게 미소를 짓는가 하면 일부 시민은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광주시가 주관하고 광주문화재단과 아시아문화원이 주최한 이날 개막식에는 이병훈 광주광역시 문화부시장, 임택 동구청장, 임미란 광주시의회 부의장, 김학실 광주시의회 교문위원장, 김윤기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 박향 광주문화관광체육실장, 이이남 작가, 진시영 작가를 비롯 국내외 작가와 시민 등 300명이 참석했다.

페스티벌이 열리는 문화창조원 입구에 들어서면 김명우의 ‘속삭임’이 가장 먼저 반긴다. 중요한 비밀을 알리듯 속삭이는 소리는 사람들에게 소비되지 않고 사라지기만 하는 현대매체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관객들은 기다란 원통 안에 들어가 20여개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성을 들으려 하지만 알아들을 수 없을 만큼 작게 출력된다. 이 음성은 SNS 등 온라인 폭력에 노출된 현대인들이 상처와 그 고통을 상징한다. 관객들은 원통형이라는 구조물 안에 갇혀 속삭임이라는 청각정보를 간접 체험하면서 깨달음을 얻는다.

복합6관 복도 끝으로 들어가면 윤제호의 ‘휴식동굴’이 조용하면서도 당당한 위세를 펼치고 있다. 이 작품은 온라인 상에 떠돌아다니는 디지털 데이터를 레이져 빛으로 승화해 사막의 신기루 같은 현상을 보여준다. 디지털 세상 속에서 정처 없이 부유하는 현대인을 ‘디지털 유목민’으로 분류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쉼터를 제공하자고 한다. 이 문화부시장을 비롯한 임미란 시의회 부의장도 개막공연을 관람한 후 이 작품을 둘러보며 직접 체험까지 했다.

또 복합6관에서는 완전한 세상을 꿈꾸지만 도달할 수 없는 이상적인 공간을 표현한 장승효·김용민의 ‘Miracle Garden in MAXIMALIA’,첨단기술에 대한 인간의 의지를 반영한 이이남 ‘다시 태어나는 빛’, 5·18광주민주화운동을 기념한 하준수 ‘뼈와 꽃’등을 감상할 수 있다.

‘치유도시, White Magic City’ 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6관 내·외부, 미디어월, 하늘마당 일원에서 오는 18일까지 계속된다.
/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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