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6개월’ 미리보는 함평군 재보궐 선거

함평군민 자존심 세워줄 새 군수 적임자는?

지역 내 선거 분위기 아직 ‘차분’…물밑선 경쟁 ‘치열’

사상 첫 군수 중도 하차…청렴·투명 공직사회 열망 커

내년 총선과 맞물려 선거구 개편 등 승부 가를 변수 많아
 

내년 4월 총선과 함께 치러지는 전남 함평군수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입지자들의 물밑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은 하늘에서 내려본 함평읍 전경./함평군 제공

내년 4월 총선과 함께 치러지는 전남 함평군수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지역정가의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전임 이윤행 군수가 중도 낙마하면서 무주공산을 차지하기 위한 입지자들의 물밑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와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둔 이 전 군수는 지인에게 지역신문사 창간자금 5천만원을 제공하고 군정 비판기사를 게재하게 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판결을 받아 군수직을 상실했다.

현재 상황을 보면 ‘문전성시’를 이룰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야권, 무소속 입지자 간의 대결구도가 점쳐진다. 여기에 잠재적 후보군들도 상당수 존재할 것으로 보여 후보 난립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함평군은 민선 들어 사상 처음으로 현직 군수가 중도 하차하면서 청렴하고 투명한 공직사회를 바라는 지역민들의 목소리가 여느 때보다 높다. 또한 침체에 빠진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한 출마예정자들의 해법도 유권자 판단의 잣대가 될 전망이다. 향후 선거법 개정이나 정계 개편 등 변수가 많아진 점도 이번 재보선에서 어떻게 반영될지도 관심거리다.

◇ “깨끗하고 도덕성을 갖춘 인물 나오길”

“이상할 정도로 조용합니다”

16일 오후 전남 함평군 함평읍시가지에서 만난 김모(55)씨는 “내년에 군수 선거가 다시 치러지기는 하는 것이냐”고 되물으며 이렇게 말했다.

내년 4월 총선과 함께 도내에서 유일하게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지만, 함평지역 내 선거 분위기는 좀처럼 감지되지 않고 있다. 군수 출마 예정자들이 곳곳을 누비며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을 봤다는 유권자는 그리 많지 않다.

후보들마다 앞다퉈 정견을 발표하고, 공약을 내놓으며 표심 잡기 경쟁을 벌이는 풍경도 아직까지는 볼 수가 없다.

입지자들조차 아직 정중동의 차분한 행보다. 일부 마을별 조직 구축 등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으나 군단위 단체장 특성상 수면 아래 움직임만 관찰되고 있다.

함평군 한 공무원은 “총선과 동시에 치러지는 바람에 군수 재선거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관심도가 집중되지 못하고 있다”며 “과열 양상을 보였던 지난 지방선거와는 전혀 다른 차분하게 이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청렴하고 투명한 공직사회에 대한 지역민 열망은 강했다.

이윤행 전 군수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중도 낙마하면서 지역 이미지 실추는 물론, 지방자치 폐해론으로 지역민의 불신감이 팽배하다.

함평읍에 사는 최모(57)씨는 “함평군에서 처음으로 군수가 불명예 퇴진했다”며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이번 선거에서는 깨끗하고 도덕성을 갖춘 후보가 당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함평군 한 간부 공무원은 “이 전 군수가 낙마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직원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분위기를 다잡아 군정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vs 야권·무소속 구도

이같은 지역내 선거 분위기와 달리 입지자들의 물밑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우선 민주당에는 후보군이 몰리면서 당내 경선부터 치열한 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민주당 후보군으로는 김성모 함평지역위원회 상임부위원장, 김성찬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김성호 전 전남도의원, 이상익 전남도당 부위원장, 임용수 전남도의원 등이 자천타천 거론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 전 군수에게 석패한 김성모 상임부위원장은 함평군번영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스치로폼 대표를 맡고 있다. 오랜 기간 지역에서 활동하며 쌓은 풍부한 인맥과 인지도가 최대 강점이다. 그는 향후 거취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출마 가능성은 지속해서 흘러나온다.

김성찬 정책위 부의장은 최근 함평읍에 정책연구소 ‘통합과 희망’을 개소하고 본격 선거 준비에 들어갔다. 김 부의장은 현재 커리어멘토협동조합 이사장과 전남창업 멘토단 운영위원 등 경영·경제분야 전문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7ㆍ8대 도의원을 지낸 김성호 전 의원은 오랜 기간 정가에서 활동하며 쌓은 풍부한 인맥과 인지도가 최대 강점이다. 김 전 의원은 풍부한 의정 경험으로 군을 발전시켜 나갈 적임자임을 자처하며 경선에도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상익 도당 부위원장도 출마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삼영 영농조합법인 대표인 이 부위원장은 현재 세계한인언론인협외 자문위원, 백봉정치문화연구원 부원장을 맡고 있다. 이 부위원장은 지역에 얼굴을 자주 내밀면서 당내 공천경쟁에 거세할 태세다. 그는 탄탄한 지지기반과 함께 지역 사정에 누구보다 밝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임용수 도의원도 그동안 닦아온 탄탄한 지지기반이 높다는 평가다. 재선 도의원인 그는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며 농업 경쟁력 강화, 노인 복지정책, 농촌 지역 교육환경 개선, 문화·예술·체육시설 인프라 구축 등이 좋은 공약으로 호평받아 ‘2018 지방의원 매니페스토(지방의원 선거부문) 약속대상’ 수상자로 뽑혔다.

현재 민주평화당 탈당 의원 모임인 대안신당(가칭)에서 활동 중인 이재인 전 통합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도 군수 출마 채비를 갖추고 있다. 그는 현재 군수 불명예 퇴진에 대한 명예회복과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명분 등을 내세우며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무소속 정두숙 KBS 한국방송공사 프로듀서(PD)도 일찌감치 함평군수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는 등 사실상 배수진을 치면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광주방송총국TV 제작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농어촌공사(KRC전남지역개발센터)전문가, 봉사단체 행복을주는사람들 대표를 맡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 정가에서는 이 전 군수의 지지층이 어느 후보에게 쏠릴지도 관심거리다. 전임 군수인 그가 특정 후보 지지를 선언할 경우 선거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도 하차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이 전 군수가 특정 후보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서부취재본부/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함평/이경신 기자 lk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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