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고-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광주시 예산

박상백 광주광역시 예산담당관

민선7기 광주시정을 이끄는 핵심가치는 혁신, 소통, 청렴이다. 이를 통해 달성코자 하는 목표는 정의롭고 풍요로운 도시 광주다. 변화의 힘을 만드는 것은 혁신이고 시민과 행정은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하며, 공직자의 가장 기본은 청렴이다. 이처럼 중요한 3대 시정가치는 물론, 정의로움과 풍요로움의 목표를 실현하는 기본 토대는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다.

중요 정책과정에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가 확대되고 있다. 재정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예산수립부터 집행까지 시민의 힘으로 이뤄지는 시민참여예산제가 바로 그것이다.

시민참여예산제도는 예산의 편성권을 가진 행정이 예산편성과정에 시민의 참여를 적극 보장함으로써 시민을 위한 예산의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다. 이를 통해 재정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 효율성을 높인다. 세계 최초로 1989년 브라질 남부의 포르투알레그레시에서 실험적으로 도입되었고, 그 효과와 우수성이 인정되면서 브라질 대도시와 남미, 유럽 등으로 확산되었으며 UN에서 뽑은 세계 40대 모범 시민제도 중 하나로 발표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2003년 광주시 북구와 울산광역시 동구에서 주민참여예산제를 시범 운영한 이후 2011년 지방재정법 개정을 통해 시민참여예산제도의 실시가 의무화되었다. 2018년 3월에는 지방예산 편성 등 예산 과정에 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시민참여의 범위를 예산 전 과정으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지방재정법이 개정됐다.

광주시는 2011년 4월「시민참여예산운영조례」를 제정하고 80명으로 시민참여예산위원회를 구성해 선제적으로 제도를 시행해 오고 있다. 2015년에는 시민참여예산위원수를 100명으로 확대하고 시민이 사업을 직접 제안하고 선정하는 시민제안 공모제를 도입했다.

그 결과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시민제안사업으로 접수된 사업은 총 3천200여건에 6천760억원에 달했고, 심사과정을 통해 실행이 최종 확정된 사업은 162건에 321억원이다. 금년에는 2020년에 추진할 사업으로 총 620건에 1천184억원 규모의 시민제안사업이 접수됐다. 소관부서의 타당성 검토를 비롯해 시민참여예산위원과 관련분야 전문가, 공무원으로 구성된 협치ㆍ컨설팅단을 운영해 사업을 구체화하고 각 분야별로 구성된 분과위원회의 심의와 전체회의 투표를 거쳐 42개 사업에 87억원을 최종 선정했다.

그동안 시민참여예산으로 선정된 사업은 시민의 의견과 참신한 아이디어가 반영돼 적극 실행되었지만 그 중에는 중복사업이나 단순 민원성 사업도 일부 포함돼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지금은 철저한 심사과정을 통해 이러한 사업을 일절 배제하고 모든 시민에게 혜택이 고르게 돌아갈 수 있는 사업만을 선정하고 있다.

올해부터 시민참여예산위원회 위원들의 역할도 확대됐다. 기존에 했던 시민참여예산 심사에 더해 시의 전체 예산과 1억 이상 신규 사업, 5억 이상 주요사업에 대한 검토 의견을 제시하고 시는 이를 반영한다.

또 시민참여예산사업 선정 이후 기존 사업과의 중복성 등을 최종적으로 심의하는 절차를 추가했고, 사업의 사후관리를 위한 평가 모니터링도 연 3회에서 4회로 확대해 예산이 편성된 이후에도 실행 동력을 확보했다.

정책결정과 실행에 있어 시민이 제시한 의견을 단순 반영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실질적인 시민참여를 보장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거버넌스가 예산과정에 투영된 모델이 시민참여예산제도다. 우리 시 또한 시대변화에 발맞춰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보장하고 있으며, 이를 예산편성과정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이는 민선7기 광주의 시정가치와 비전, 목표를 현실화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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