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생산 이어 대규모 고사…전남 농민 ‘시름’

전남 산 가을배추, 태풍 등 영향 피해 확산…가격도 ‘들쭉날쭉’

전남지역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양파와 마늘 등 전남 산 농산물이 과잉생산에 이어 이번에는 가을배추가 대규모 고사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국 생산량의 27%를 차지하는 전남산 가을배추가 최근 강한 바람을 받으면서 뿌리에 상처가 난 데다 잦은 태풍 내습으로 습기가 많아지면서 배추 밑동이 썩는 현상도 나타나 가을배추 생산량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17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해 전남지역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3천여㏊이다. 이는 지난해 가격폭락을 겪으면서 재배면적이 200㏊가량 감소했다.

전남지역에서 가을배추는 해남군이 주산지이다. 도내 재배면적의 절반을 넘는 1천800㏊에 가을배추를 심었다.

하지만 지난 9월부터 시작된 3차례 태풍 내습으로 이들 해남지역 배추 재배면적의 80%가량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모든 가을배추 밭에서 바람에 의한 뿌리 상처가 발생했고 200㎜ 이상의 집중호우로 토양수분이 과포화 상태에 달하면서 배추 뿌리 기능도 상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 배추밭에서는 태풍 이후 강한 햇빛으로 잎 위조증상도 발생하고 있다.

피해는 해남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해남지역 배추 재배 농가들이 평소보다 다소 이른 8월 말부터 배추를 심으면서 9월 태풍에 그대로 노출됐기 때문이다.

태풍 피해는 올해 11월 말이나 12월 초 수확하는 가을배추 생산량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는 지난해 도내 가을배추 생산량은 38만1천t이었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잦은 비와 태풍으로 작황이 부진해 15~20%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태풍에 직격탄을 입은 해남지역 가을배추는 50~60% 정도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에 배추 가격도 급증했다. 16일 기준 현재 포기당 배추 가격은 4천480원이다. 지난해 생산량 과다로 가격이 폭락했던 때인 1천660원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급등했다.

여기에 가을배추 생산량이 줄어 실제로 시장 공급량이 감소할 경우 가격이 더욱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피해가 심각하자, 전남도와 해남군은 태풍피해 지역을 방문해 현장 조사에 나서는 한편 배추 영양제 예산 지원 등을 정부에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가을배추 작황은 남부지방보다 나은 상태지만, 전국적인 가격 동향의 경우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