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경험 없는 상태서 운전…사고 위험 가능성↑

고작 3주 교육받고 버스 운전대 잡는 의경
1주일여 만에 대형면허 취득 후 특기의경 입대
실전 경험 없는 상태서 운전…사고 위험 가능성↑

지난 주말 집회 현장 지원을 위해 서울로 올라가던 중 발생한 광주경찰청 소속 의경 버스 3중 추돌 사고 뒷배경에는 버스 운전경험이 거의 없는 신참 의경들에게 운전대를 맡기고 있는 부실한 경찰 의경버스 운영 시스템의 난맥상 때문이란 지적이다.

17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10시께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 수원IC 부근에서 광주경찰청 소속 의경버스 등 차량 3대가 추돌했다. 이날 사고는 버스전용차로에서 차선을 변경하던 SUV차량 후미를 경찰버스가 추돌했고, 뒤따르던 또 다른 경찰버스가 잇따라 들이받으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경찰버스에 탑승했던 의경 등 14명이 다쳤다.

이날 사고는 의경버스 운영시스템을 고려하면 이미 예견 가능한 사고였다는 지적이다. 광주에는 현재 의경 5개 중대가 운영 중이며 각 중대에는 버스 운전을 전담으로 하는 특기의경 33명이 배치돼 있다. 버스운전을 주요 임무로 하는 특기의경은 의경 특기자 지원제도를 통해 선발된다. 대형운전면허 소지자 가운데 적성검사와 신체 검사 등을 거쳐 최종 통과된다.

특기의경들은 입대 후 경찰청 운전교육대에서 3주 동안 버스 운전과 관련한 실무 및 이론 교육을 받는다. 추가 교육이 필요한 경우 별도 교육도 가능하지만 이는 본인 선택사항이다. 교육을 마친 특기의경들은 동료 대원들을 태운 채 전국 집회 시위 현장을 하루 수백㎞씩 이동하는 버스운전병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이는 논란의 이유가 되고 있다. 한 예로 다수의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만큼 일반 버스회사들의 경우 버스운전자격증 및 대형 면허소지자 중 최소 1년 이상 운전 경험이 있는 자들을 한해 기사로 선발하고 이후에도 회사차원의 운전교육을 수시로 받게 하는 것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특기의경들 상당수는 제대 후 경찰시험 합격을 목표로 가산점 획득이나 의경 입대를 자신들이 원하는 날짜에 맞추기 위한 목적으로 대형운전면허를 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일부 지역 운전학원들은 돈만 주면 이들이 면허증을 쉽게 딸 수 있도록 시험요령을 알려준다. 일부 특기의경들은 이 같은 편법으로 1주일여만에 대형운전면허 시험에 합격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의경들의 입을 통해서 확인된 내용이다. 결국 허술하게 대형운전면허를 취득한 의경들에게 겨우 3주라는 짧은 교육을 시키고선 숙련된 성인 운전자들도 하기 힘든 버스 운전대를 맡긴 셈이다. 지난주 발생한 ‘의경버스 3중 추돌’ 사고 당시 의경버스 2대 중 1대의 운전자는 올해 5월 갓 입대한 20살의 어린 의경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광주경찰 관계자는 “20대 초반의 의경들이 얼마나 운전경험이 있겠냐”며 “2023년 의경제도 폐지 때까지 만이라도 경험 많은 운전자들을 따로 선발해 의경버스 운전을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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