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1부 직행 자격 “차고 넘쳤다”
선수·구단·팬 승격 목표달성 위해 한마음 ‘원동력’
K리그 최소 실점·최다 무패기록 등 역대급 경기력
기영옥 단장 “시민들 열렬한 성원에 승격…큰 감사”

광주FC가 20일 프로축구 K리그2의 우승을 확정했다. 사진은 지난 19일 하나원큐 K리그2 1019 33라운드 안양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광주FC 제공

승격 전쟁의 승자는 광주FC였다.

광주는 20일 부산아이파크(승점 60)가 안산 그리너스에 0-2로 패하면서 남은 3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프로축구 K리그2 우승을 확정했다. 전날인 19일 FC 안양을 4-0으로 완파하며 ‘매직넘버 1’을 남겨놓은 광주였다. 이로써 광주는 창단 첫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리면서 2년 만에 1부 리그 무대를 다시 밟게 됐다.

광주의 우승과 1부 직행은 구단과 선수, 팬들이 혼연일체가 이뤄낸 성과로 볼 수 있다.

사실 올 시즌 초반만 해도 우승후보로 광주를 꼽는 이는 없었다. 그러나 뚜껑이 열린 리그를 주도한 이는 다름 아닌 광주였다. 광주는 올 시즌 역대급 경기력으로 매 경기 각종 기록을 쏟아내며 리그의 최강자로 군림했다.

3월 3일 개막전 승리를 시작으로 19라운드까지 연속 무패행진(13승 6무)을 달리며 선두로 우뚝 섰다. K리그2 최다 무패 신기록은 덤이었다. 그 과정에서 팀 최초 6연승(14R~19R), 팀 통산 100승 (16R·수원FC전), 팀 통산 400호 골(29R·윌리안), 단일시즌 최다승(20승) 등 매 경기 새롭게 기록을 갈아치웠다.

광주의 우승에는 박진섭 감독의 세심한 전술 설계가 밑거름이 됐다. 지난 시즌을 5위로 마친 박 감독은 동계훈련 내내 선수 개개인의 실력을 점검하고 면담, 개인 훈련 지도 등으로 전술을 맞춰나갔다. 무엇보다 위압적인 지도자가 아닌 선수들과 함께 뛰고, 땀 흘리며 ‘원팀’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박 감독의 상징이었던 ‘겨울 양복’도 그중 하나다. 폭염경보에도 벗지 않았던 무패기록 징크스인 겨울 양복을 입으며 그는 선수들과 함께했다.

또 박정수와 박선주, 이진형, 윌리안, 아슐마토프 등을 영입하며 선수층을 두텁게 구성했다. 그 결과 광주는 탄탄한 공수 밸런스와 주전 한두 명이 빠져도 전력 누수가 없는 스쿼드를 갖추게 됐다. 득점 1위(19골) 펠리페의 결장 속에서도 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이다.

또한 시즌 초반 광주의 골문을 지켰던 이진형이 부상으로 재활에 들어갔지만 이 역시 윤평국이 13경기 동안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리그 1위를 지켰다. 특히 2018시즌 42실점 했던 수비력을 올 시즌 26실점으로 더욱 강하게 개선한 점이 주효했다. 이는 올 시즌 K리그1, 2부 통틀어 최소실점이다. 경기당 실점률은 리그 내 유일한 1골 이하다. 무실점 경기는 무려 17번.

위기도 있었다. 바로 쓰디쓴 첫 패배였다. 광주는 20라운드 FC안양과의 경기에서 1-7로 대패했다. 이후 8월 내내 4경기 연속 무승부에 갇혔고, 9월 첫 경기였던 안산전까지 패하면서 선두 수성에 빨간불이 켜지는 듯했다. 하지만 아산전 승리를 시작으로 7경기에서 6승 1패를 거두는 등 독주를 이어갔다. 2위 부산의 거센 추격도 뿌리치며 후반기엔 7점 차를 유지해 여유를 갖고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

광주가 고비를 넘겨가며 최후에 웃을 수 있었던 건 우승을 향한 목표가 확실했기 때문이다. 광주는 내년 시즌 창단 10주년을 맞는다. 선수단뿐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승격을 간절히 원했다. 구단주인 이용섭 광주시장은 역대 구단주 최초로 풀타임 관전 후 선수단 격려에 나서는 등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정원주 대표이사는 사비를 털어 선수단에 특별 보너스를 지급하며 사기를 북돋웠다.

팬들의 응원도 1부 직행에 큰 힘이 됐다. 올 시즌 광주의 홈 경기에는 전년대비 2배 늘어난 경기당 3천 139명이 찾아 선수들을 응원했다. 지난 6월에는 6년동안 양 갈래였던 광주의 서포터즈가 하나로 통합해 힘을 실어줬다. 팬들은 또 선수들을 위해 자비로 소고기 회식을 마련할 만큼 광주의 1부 승격을 성원했다.

기영옥 광주FC 단장은 “이용섭 시장님을 비롯해 정원주 대표이사님, 광주시민들의 열렬한 성원에 힘입어 빠른 시일 내에 1부 승격을 이뤘다. 우리 코치진과 선수들의 노력에 감사드린다”며 “내년부터는 전용구장에서 시민들을 모시고 멋진 ‘축구쇼’를 하고 싶다. 10주년을 맞아 마치 짜놓은 각본처럼 맞아떨어져 우리 광주와 선수단에 복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아리 기자 h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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