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끼리 짬짜미로 아들 채용한 전남대병원 ‘논란’

총무과장·사무국장 서로 자녀 채용 면접관 참여 동일 점수 줘

박용진 의원 “전남대 채용 비리로 청년들 절망 나락 빠져”지적

전남대학교병원 간부 2명이 자신들의 자녀를 병원에 채용시키기 위해 서로 점수를 높게 주는 일종의 품앗이 채용비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재점화 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구을)은 21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전남대병원 A총무과장은 지난해 B사무국장의 아들이 전남대병원에 지원했을 당시 면접관으로 들어가 면접 점수로 98점을 줬고 사무국장 아들은 최종 합격했다”며 “그런데 올해 3월 A총무과장의 아들이 채용 공채에 응시했을 때는 B사무국장이 면접관으로 참여해 동일한 점수를 줬고 결국 총무과장 아들이 1등으로 합격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A총무과장과 B사무국장은 지난 2008년부터 2009년 기획예산과에서, 2014년·2015년에는 화순전남대병원 사무국장과 경리팀장으로 5년2개월 동안 함께 일했다”며 “호흡이 맞는 선후배 콤비가 병원 업무 발전에 실력을 발휘하지 않고, 자식 취업비리에 콤비플레이를 한 것 아니냐”고 꾸짖었다.

박 의원은 교육부 감사에서 채용비리가 적발된 당사자인 B사무국장이 여전히 채용전형에 참여하고 있는 사실을 밝히며 개선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B사무국장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교육부 감사를 받고 처분된 뒤에도 올해 3월부터 시험관리위원으로 4번, 면접위원으로 3번, 서류전형위원으로 2번 참여했다”며 “채용비리 저지른 사람이 계속 면접에 참여한 건데 전남대병원의 채용이 과연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느냐. 왜 업무배제는 커녕 채용비리에 계속 간여하도록 놔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전남대병원은 불문경고라는 솜방망이 처분으로 채용비리 의혹을 덮는데 급급했고, 교육부는 처벌은 커녕 물감사 끝에 경징계 의견을 내렸다”며 “병원장의 무능과 무책임이 전남대병원을 채용비리와 온갖 불공정의 소굴로 만들고 있다. 청년들을 절망의 나락으로 빠뜨리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박 의원은 이날 전남대병원이 채용 관련 시험지를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영어의 경우 두명의 교수가 40문제씩 출제해 총 80문제이며 출제된 시험지는 금고에 보관되는데 총무과 직원이 프린트해서 고사장으로 전달을 한다. 최종 시험까지 약 5시간 정도가 비는데 이 과정에서 시험지 유출의혹이 있다”며 “채용비리 당사자인 B사무국장 아들이 봤던 영어 시험은 중학교 3학년 참고서와 동일한데 간단한 귀띔만 있어도 사실상 시험지 유출 효과가 있다고 본다. B사무국장의 아들과 여자친구는 모 과 교수가 출제한 문제는 모두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B사무국장이 노조와의 공식 회의자리에서 한 발언의 녹취를 들어보면 ‘아들한테 전남대병원에 오려면 영어공부만 해라’는 내용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의혹과 관련 이삼용 전남대병원장은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향후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나중에 보고를 받아 사실 관계를 확인했고 사무국장은 결재만 하고 면접에는 들어가지 않고 있다. 경찰과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오면 징계 처분할 계획이다”고 답변했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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