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사설-광주학생독립운동 100주년 지금부터 준비를

이낙연 국무총리는 3일 광주에서 열린 제90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광주학생독립운동은 학생들이 역사의 전면에 나선 최초의 사건이며, 불의를 용납하지 않는 학생들의 기상은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장엄하게 불 타올라 오늘날 촛불혁명으로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낙연 총리는 이어 “광주학생독립운동은 광주를 영원한 ‘민주의 성지’로 불리게 만든 첫 번째 의거”라고 강조했다. 3·1독립운동 이후 최대 독립운동이자 민족운동인 광주학생독립운동에 대한 올바른 역사 인식으로 제대로 평가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거국적인 항일투쟁임에도 굴곡진 역사 속에 9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도록 그 위상에 걸맞은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의 날’(1984년)과 ‘학생독립운동기념의 날’(2006년)이라는 이름의 국가기념일로 지정됐지만 정부차원의 기념식 거행은 거의 없었다. 기념식은 교육청 차원의 소규모 지역 행사로 치러지다가 지난해 부터 정부 주관으로 열리고 있다. 그동안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정신과 역사적 의미를 기리고 계승하려는 움직임이 미약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국은 물론, 지역에서도 그 역사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이 지난 5∼8월 광주 초·중·고생 3천9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39.2%만이 기념일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학생독립운동에는 전국에서 수천 명의 학생이 일제의 탄압을 받았지만,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은 사람은 327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정부가 지난해 독립유공자 포상심사 기준을 완화하면서 최근 1년 사이에 추가된 인원이 고 조아라 여사 등 75명이다. 정부는 퇴학자 명단 등 자료를 수집하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인사도 공훈을 인정하는 등 서훈자를 적극적으로 발굴, 추가서훈도 서둘러야 한다.

광주학생독립운동 사적지 7곳과 당시 시민사회운동의 구심점이 된 흥학관 등의 관리도 부실하다. 보훈처와 광주시는 현충 시설에 대한 개보수와 안내판 설치 지원과 함께 사적지에 대한 면밀한 고증과 조사를 바탕으로 단계적인 복원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광주학생독립운동 100주년이 10년 남았다. 이제부터라도 광주·전남을 넘어 전국화·세계화를 위한 기념사업 장기계획을 세워 차질없이 추진해 100주년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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