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자연의 탐색…평화로운 해방으로
조성숙·김자이·최송아 작가 참여
광주여성재단서 ‘F의 공존’展 오픈
억압된 존재에 대한 이야기 구현
관객참여형 생태여성주의 작품 선봬

조성숙 작 ‘자연의 빛’
김자이 작 ‘휴식의 기술’
광주여성재단은 오는 8일부터 광주여성재단 8층 여성전시관에서 ‘F의 공존’ 주제의 전시회를 개최한다. 전시 전경.

자연과 인간의 본성을 탐색하고 공존을 위한 해법을 모색하는 미술전이 열린다.

광주여성재단은 오는 8일부터 광주여성재단 8층 여성전시관에서 ‘F의 공존’ 주제의 전시회를 개최한다. 여성재단의 기획전시 공모전에 선정돼 추진된 이 전시는 여성(Female)·자연(Forest)·타자(Failure)의 이름으로 억압된 존재들과 공존(Coexistence)하는 구체적 삶의 형식을 모색하는 자리다. 여성 억압을 비롯한 여타 사회적 지배의 위계질서 청산을 위해서는 자연 해방이 이뤄져야 한다는 에코페미니즘(Eco-feminism·생태여성주의)을 기반으로 한 전시다.

전시를 위해선 조성숙, 김자이, 최송아 작가가 머리를 맞댔다. 광주를 기반으로 국내외에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들은 이 전시에서 ‘여성성’이라는 이름으로 강요된 자연성을 벗어나 ‘진정한 자연성’을 되찾기 위해 그동안 억눌린 외적·내적인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과정을 회화와 설치 작품으로 선보인다.

먼저 조성숙 작가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 여성성에 내재한 창조성 등을 작품화했다. 작가는 인간에 의해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표현하며 생명의 존엄함을 역설한다. 특히 조 작가는 자연과 인간의 화합을 이루는 에코토피아의 세계를 그려낸 작품 ‘자연의 빛’과 ‘예술가의 샘’ 등을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조 작가는 “여성을 비롯한 타자에 대한 억압은 자연에 대한 억압에 토대를 두고 있다는 에코페미니즘의 입장에 따라,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몸에 대한 감각을 회복하는 전시를 통해 여성·자연·타자와의 공존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 작가는 전남대 예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미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내·외 개인전 14회와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했고 현재 광주교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올해는 칭다오와 광저우 등 중국 전역에서 대규모 전시를 잇따라 개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시민자유대학 사무국장이자 문화기획자이기도 한 최송아씨는 강요된 자연성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사진과 설치방식으로 작품화해 나만의 내면 깊숙한 곳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자 한다. 영화 및 문화 평론으로 정평이 나 있는 그답게 전시 전반을 깊게 응시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그런가 하면 미디어설치작가 김자이씨는 내면의 자연을 사유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연구한다. 작가가 선택한 언어는 ‘휴식’이다. 김 작가는 시가지를 활보하는 사람보다 자연 속을 거닐며 풍광을 바라보는 이의 정신이 더 건강하다는 심리학자 마크 버먼(Mark Berman)의 실험을 토대로, 마음의 치유를 얻을 수 있는 유사-자연공간을 구축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김 작가는 조선대 판화미디어과, 홍익대 대학원 판화학과, 영국 런던 킹스턴대학 석사를 졸업했으며 광주시립미술관 2018 국제교류 참가자로 선정돼 독일 뮌헨시 문화부 국제레지던시에 참가한 바 있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의도를 학습해야 하는 단순한 객체로 관람자를 한정하지 않고 관람자에게 작품을 함께 만들어 가는 또 다른 작가의 지위를 부여한다”며 “또 작품들은 설치된 시점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에 반응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끝없이 변주해감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전시 오픈행사는 8일 오후 4시 전시현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전시는 내년 1월 31일까지 이어진다.
/한아리 기자 h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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