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구간마다 꼬리물기…교통 혼잡 장기화 ‘우려’

<핫이슈>광주 지하철2호선공사 교통대란 해법은
공사 구간마다 꼬리물기…교통 혼잡 장기화 ‘우려’
경찰, 60→50㎞ 속도 제한·신호주기 변경 추진
교통체증 가중…‘언 발에 오줌 누기식’ 지적
“교통량 분산 우회도로 마련·운전자 의식개선”
 

지난달 21일 광주도시철도 2호선 건설사업이 착공돼 진행 중인 가운데 교통 혼잡이 빈번하게 발생해 장기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6일 광주 동구 지산사거리 일대 지하철공사 현장 모습.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17년간 논란을 거듭해왔던 광주도시철도 2호선 건설사업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21일 첫 삽을 떴다.

지하철 2호선은 지난 2004년 개통된 도시철도 1호선과 함께 광주 시민의 발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총 41.8㎞의 순환선으로 건설돼 교통편의와 광주시 전체가 골고루 발전하는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도심 곳곳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공사로 인해 교통대란은 피할 길이 없다. 공사가 시작된 지 겨우 2주가 지났지만 빗발치는 민원에도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실정이다. 앞으로 6년이라는 공사기간이 남은 만큼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착공
광주도시철도 2호선은 오는 2025년 완전 개통을 목표로 전체 구간을 1~3단계로 나눠 공사가 진행된다.
총연장 41.8㎞ 순환선으로 시청∼월드컵경기장∼백운광장∼광주역∼전남대∼첨단지구를 지나 다시 시청으로 이어진다.

특히 도시철도 2호선이 개통돼 시내버스와 환승체계를 구축하면 광주 전역을 30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는 편리한 교통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철도 2호선은 사업비 총 2조1천761억원(국비 1조3천57억·지방비 8천704억)이 투입돼 정거장 44곳, 차량기지 1곳이 건설된다.

먼저 1단계 구간은 오는 2023년 개통 예정으로 시청에서 광주역 구간 17.06㎞를 연결한다. 2단계는 광주역에서 첨단지구∼시청 20㎞ 구간이다. 2단계는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2020년 하반기 착공해 2024년 개통할 예정이다. 1단계와 2단계가 연결돼 순환선으로 운영되며 남광주역과 상무역이 환승역이다.

2025년 개통 예정인 3단계는 지선 개념으로 백운광장∼진월∼효천역을 연결하는 4.84㎞ 구간이다. 3단계의 행정절차는 내년에 시작되며 2021년 착공할 계획이다. 전체 구간 중 4.2㎞는 지상 노면이며, 37.7㎞는 지하로 건설되는 혼합형이다.

광주도시철도 2호선 건설은 전국적으로 4조7천억 원의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효과와 2만4천216명의 고용 유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2호선이 광주시 5개 자치구 전역을 경유하며 역세권 개발은 물론 구도심과 신도심 간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1호선과 연계해 주요 대학 4곳·고등학교 16곳·18개 택지지구·주요 관공서 등을 경유하면서 지하철 수혜인구는 103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견된 ‘교통혼잡’…시민 불편 가중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로 인해 교통혼잡이 빚어질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실제로 도심 주요 도로의 지하철 공사가 진행되면서 교통체증이 발생하고 있다. 차량 통행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뿐만 아니라 한낮에도 차량들이 긴 줄로 늘어서 있기 일쑤다.

동구 지산사거리부터 조선대 정문까지는 300여 미터 남짓한 거리로 평소엔 통행에 5분도 채 안 걸리는 구간이다. 하지만 지하철공사가 시작되면서 이곳은 짧게는 15분, 길게는 30여분 이상을 기다려야 겨우 통과할 수 있다.

기다림 끝에 신호가 바뀌기라도 하면 구간별 꼬리물기 현상까지 발생하면서 혼잡이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공사로 인해 도로가 좁아지는 구간에선 병목현상이 발생해 급하게 차선을 변경, 합류하려는 차량들로 끼어들기도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어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남구 백운동 고가도로에서 미래아동병원 방향 역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왕복 7차로 중 중앙선을 중심으로 양쪽 2개 차로가 폐쇄되면서 극심한 차량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과속단속 카메라가 설치돼 있음에도 신호를 통과하려고 쌩쌩 달리는 차량들이 도로 폭이 좁아지는 구간에서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들과 충돌할 듯 아찔한 장면도 목격됐다.

또 이 구간은 지하철2호선뿐만 아니라 인근에서 11건의 아파트 건축과 대규모 도시재생 뉴딜 사업이 예정돼 있어 교통대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직장인 박모(40)씨는 “추후 교통편의를 위해 지하철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차가 막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공사가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혼잡 구간에 들어서기 전 미리 우회도로를 안내하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인 교통대책 마련 시급
지하철공사가 앞으로 6년여간 계속되는 만큼 주요 도로의 혼잡이 일상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장기적인 교통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광주시와 광주경찰청 등은 제한속도를 60㎞에서 50㎞로 하향 적용하고, 대형사인보드, 델리네이터(깜빡이 경고등), 로봇 신호수 등을 설치해 운전자들에게 공사구간을 알리고 충돌사고 예방 대책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신호주기 변경 추진, 모범운전자회를 동원해 시간대별로 나눠 꼬리물기와 끼어들기 금지 등 교통지도에도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지하철 공사 관련 제한속도 하향 구간 현황을 살펴보면 상무중앙로(유덕1교차로~도로 끝), 대남대로(남광주농협~미래아동병원), 필문대로(삼보주유소~지산사거리) 구간을 대상으로 제한속도를 60㎞에서 50㎞로 하향 적용했다. 금화로(마재송촌파인힐A~월드컵경기장)는 착공시점인 11월 중순께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차량 속도를 제한하면 차량이 막히는 현상을 오히려 가중시킬 수도 있어 ‘언 발에 오줌누기식’ 방책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경찰은 차로 축소로 인해 병목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어차피 빠르게 속도를 낼 수 없고, 사고 예방을 위해서도 속도제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광주시도 교통 혼잡을 개선하고 교통량 분산을 위해 봉선동 대화아파트~서문대로 도로 개설, 봉선지구와 광주대 방면을 연결할 계획이다. 또 진월 IC 진출입로 양방향 확장, 봉선동~용산지구 연결 도로도 설치할 방침이다. 또 추가 여건을 살피고, 여론을 수렴해 교통대란 개선책을 수립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찰 한 관계자는 “지하철공사 기간 동안 시민들의 불편 해소와 안전이 확보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무엇보다 운전자들의 의식개선이 가장 중요하므로 적극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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