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창의력 축구’로 리그 지배하다
선수들 스스로 공수 전술 구사 체질화 주효
동계훈련부터 집중 조련…최소실점·득점 3위

지난 3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K리그2 2019 35라운드 전남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두현석이 득점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광주FC 제공

선수시절 영리한 두뇌 플레이로 ‘꾀돌이’라 불렸던 박진섭감독은 자신의 스타일처럼 생각하는 축구를 추구했다.

그리고 광주FC는 K리그2 2019우승을 거머쥐며 2년만에 1부리그로 복귀한다. 지난 2010년 창단 이후 첫 우승이다.

올 시즌 리그를 지배할 수 있었던 광주의 원동력은 바로 생각의 힘 ‘창의력’에서 나왔다.

박 감독은 부임 후 가장 먼저 선수들을 파악하기 위해 수시로 대화를 나누고, 자신의 스타일을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시즌 전 오키나와에서 열린 전지훈련에서는 선수들이 직접 조를 이뤄 전술을 생각해내고, 발표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처럼 자신의 생각을 주입시키기 보다는 선수들이 스스로 이해하도록 이끈 박 감독의 지도력은 적중했다. 선수들은 자신의 포지션을 떠나 전술이 진행되는 방향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대표 공격수인 펠리페 역시 공격할 때 뿐만아니라 수비시에도 활발하게 움직이며 상대의 공격을 걷어내는 모습을 어렵게 않게 볼 수 있었다.

광주의 생각하는 축구의 힘은 각종 지표에서도 잘 나타난다.

올시즌 거둔 승리와 승점은 수많은 기록을 갈아치웠다. K리그2 최다무패(19경기), 창단 첫 6연승, 팀최다승 및 최다승점(21승·73점) 등 숱한 기록들을 경신했다. 리그내 최소실점(31실점)에 득점 3위(59득점)를 기록하며 공수에서 완벽한 밸런스를 가진 리그의 최강자로 우뚝 섰다.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한 광주는 남은 3경기, 내년시즌 대비를 위한 기회의 장으로 삼았다. 지난 9일 대전시티즌FC와의 경기를 끝으로 1승 2패를 거뒀지만 충분한 수확도 있었다.

이날 경기 후 박 감독은 “마지막 경기이기도 했고, 그동안 출전하지 않았던 선수들의 시험장이기도 했다”며 “생각보다 나이가 어린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게 만족스럽다. 내년 시즌 스쿼드에서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3경기 동안 정현우와 손민우가 눈에 띄었다. 경기에 많이 못 뛰었지만 그동안 훈련을 많이 해왔고 자신감이 있었다”며 “내년에는 좀 더 활용할 수 있도록 잘 구상해보겠다”고 덧붙였다.

광주는 곧바로 휴식에 돌입하는 대신, 목포에서 마무리 훈련에 돌입한다. 박 감독은 “내년 시즌 훈련전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그 기간에는 개인적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는 시간을 갖도록 할 것이다”며 “내년을 생각하면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두렵기도 한데, 당분간은 쉬려고 한다. 이주간에는 훈련도 스트레스나 압박감을 내려놓고 선수들과 즐겁고 재미있게 보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아리 기자 h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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