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아이유팬의 이유있는 ‘불만’

송민섭(뉴미디어취재본부 기자)

지난 10월 4일 광주 서구 상무지구에서 나름 최신 기종의 컴퓨터가 있다는 PC방을 방문했다. 해당 PC방은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운 컴퓨터들이 즐비했고 많은 사람들이 게임 등 웹서핑을 하고 있었다. 나는 한쪽 구석에 자리했다. 평소 즐겨하던 온라인게임으로 손을 풀며 잠시 시간을 보냈다. 7시 57분, 혹시 모를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예매 사이트에 재로그인을 했다.

시곗바늘은 점점 8시를 향해 갔고 손엔 땀이 흥건했다. 컨디션은 더할나위 없이 좋았고, 준비는 완벽했다. 8시 정각, 한치의 오차도 허용할 수 없는 바로 그 순간 ‘예매하기’버튼을 클릭했다. 이어 11월 3일을 선택하고 다시 한번 예매하기 버튼을 눌렀다.

일반예매는 10월 7일이지만 나는 아이유 팬클럽 회원이기에 4일 선 예매의 특혜를 누릴 수 있었다. 대기순서 1만5천 번 째… 내 앞에는 1만5천여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찰나의 시간에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는 ‘아이유 광주 콘서트 티켓팅’현장이었다.

매년 이맘때쯤 아이유는 투어 콘서트를 진행한다. 3년째 실패를 거듭하며 꼭 성공하리라 다짐했지만 이번에도 ‘꽝’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티켓팅에 성공했다는 친구에게 공연장 사진과 공연소감을 부탁했고 여기서 매년 티켓팅에 실패한 이유를 찾았다. 친구는 “이번엔 꽤나 앞자리에 앉았는데 내앞에 초등학생들 5명이 일렬로 앉아있었다”며 “플미티켓이 아니라면 말이 안되는 일”이라고 단정지어 말했다. 친구는 앞자리 학생들에게 “어떻게 다같이 한자리에 앉을 수 있었냐”고 질문했고, 학생들은 “부모님께서 티켓을 사주셨다”고 대답했다.

플미티켓은 프리미엄티켓의 줄임말로, 정상가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파는 티켓이다. 암표와 유사한 개념이다. ‘불법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했을 것이다’ ‘대행 업체를 통해 티켓을 구했을 것이다’ 등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결론은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공연장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티켓 예매처들은 이 같은 행위를 막기 위해서 안심예매 서비스 도입,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거래와 불법적인 프로그램들로 진행하는 거래는 막기힘든 실정이다. 제도적 방안은 충분하다. 그럼에도 플미티켓이 팔리는 이유는 어긋난 팬심에서 비롯된 수요와 이를 악이용하는 공급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바탕이 된 올바른 공연문화가 하루 빨리 정착되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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