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치는 영상에 시민들 ‘전씨 재판 서야’요구 빗발

골프 라운딩 논란 “전두환 재판 세워야”
11일 전씨측 신청 증인 법정 출석·진실규명 기대감↓
골프 치는 영상에 시민들 ‘전씨 재판 서야’요구 빗발

고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전두환씨의 8번째 형사재판이 11일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헬기 조종사 등 전씨 측 변호인이 신청한 증인들이 법정 증언대에 설 것으로 예정되면서 진실 규명 기대감도 크게 낮아졌다. 이들을 전씨와 공범으로 바라보는 시선 때문이다. 이는 건강상 이유로 재판에는 불출석하면서도 최근 강원도 한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즐기는 전씨의 모습과 연결되면서‘전씨를 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국민적 공분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10일 광주지방법원에 따르면 형사 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11일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의 형사재판이 진행된다.

이날 재판에는 전씨 측이 요청한 송진원 5·18 민주화운동 당시 육군 1항공여단장(준장)등 지휘관 2명과 부조종사 2명이 증인대에 설 예정이다. 당초 지휘관급 3명이 법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중 1명이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과거 송 전 준장은 검찰 조사에서 1980년 5월 22일 광주에 실탄을 실은 헬기 출동을 지시한 적은 있지만 사격을 지시하지도 보고 받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부조종사들도 이와 비슷한 진술을 한 바 있다.

이번 재판이 헬기사격에 대한 사실 규명은 커녕 단순 전씨측의 시간 끌기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같은 실망감은 법정 출석을 하지 않는 전씨를 향한 5·18단체 및 시민들의 성토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전씨 모습 담긴 동영상 공개되면서 이러한 분위기에 불씨를 당긴 상황이다. 전씨의 강제구인 요구도 다시 재점화 되고 있다.

조진태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는 “그동안 고령·알츠하이머 등 건강상의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해 온 전씨의 심신이 온전함이 온 천하에 드러났다. 이는 국민을 우롱하고 사법부를 기만한 행위”라며 “사법부는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해 전씨를 엄벌에 처해야 한다. 광주 시민을 넘어 국민 전체가 바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씨는 회고록 등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집권을 정당화 하고, 학살·만행 등을 없던 일로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더이상 국민과 사법부를 농락하는 이 사람을 방치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5·18 부상자회 한 관계자도 “영상을 통해 본 전씨의 모습은 절대로 거동이 불편한 치매 환자로 보이지 않는다”며 “전씨를 법정에 다시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 유모씨는 “39년 동안 감춰진 진실을 이제는 누군가 나서 밝힐때가 됐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이번 재판에 나오는 증인들의 면모를 보니 그 기대감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골프까지 치는 사람(전두환)이 왜 재판에는 나오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씨는 지난 3월11일 광주법정에 처음 출석한 이후 고령의 나이와 알츠하이머(치매) 등을 이유로 법정 출석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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