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교량 보수 지연…부서 간 책임 공방

동구, 3개월 넘게 폐쇄·방치

무등산 산책로에 설치된 목조다리 난간 붕괴로 등산객이 추락해 숨진 가운데 관리 주체인 광주 동구가 부서 간 책임소재를 놓고 다툼을 벌이면서 석달 넘게 보수 공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12일 광주 동구에 따르면 지난 7월31일부터 동구 운림동 무등산 증심사지구 산책로에 위치한 해당 교량은 통행이 전면 금지되고 있다. 사망 사고가 발생 90여일이 지나도록 난간 보수 등 시설보완은 이뤄지지 않은 채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이는 동구 공원녹지과는 ‘교량 관리’ 업무로 보고 건설과 책임을 주장, 건설과는 해당 교량은 ‘산책로 내 공원 시설물’이라는 근거로 공원녹지과 소관 업무라며 책임 공방 때문이다.

사고가 난 교량은 2010년 광주시종합건설본부가 증심사천 개수공사 과정에서 길이 15m, 폭 1.8m 규모의 목재 소재로 지어졌다. 준공 이후 관리 책임은 동구 건설과로 이관됐다.

그러나 지난 2012 구청 직제를 다룬 ‘지방공무원 정원조례’ 개정 이후 신설된 공원녹지과가 해당 교량을 비롯한 무등산 산책로 정비·관리 업무를 맡았지만 업무 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관리 ‘공백’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조율 끝에 결국 공원관리과가 사후 정비를 주관하기로 했지만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구 관계자는 “사고 교량 관리책임을 놓고 부서 간 잡음이 있었다. 업무 인계 과정서 발생한 착오로 보인다”며 “이달까지 별도의 보조 난간을 설치하는 등 빠른 시일 내에 보수공사를 마칠 계획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교량에 대한 관리 소홀로 관계 공무원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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