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지간 운전자 바뀐 교통사고 유족들 “경찰 초동수사 부실”

“가해 차량 안 혈흔, 동승자 조사도 안 해” 주장

경찰 “아들이 혼자 운전했다고 주장해 몰랐다”

무면허로 운전하다 사망사고를 낸 뒤 운전자 바꿔치기 사건과 관련해 유족들이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을 제기하고 나섰다.

13일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오후 7시께 여수시 소라면 한 도로에서 승용차가 경운기를 들이받아 경운기에 타고 있던 정모(59)씨가 숨졌다.

사고가 나자 경찰은 현장에서 운전자로 지목된 A(35)씨를 임의 동행하고 불구속 입건했으나 1주일 뒤에 아버지 B(62)씨가 자수했다.

경찰은 B씨가 아들이 처벌을 받을까 봐 두려워 자수했다고 밝혔으나 숨진 정씨의 유족들은 “초동수사가 부실해 운전자 바꿔치기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정씨의 유족은 “사고 차량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에어백이 터지고 혈흔이 나왔음에도 가해자로 지목된 아들은 상처 하나 입지 않았다”며 “경찰은 혈흔 조사는 물론 동승자조차 조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해자가 아들이라고만 알고 장례를 치렀는데, 경찰로부터 재수사 얘기를 듣고서 직접 사고 차량에서 혈흔을 찾아냈다”며 “사고 당일 가해자가 술을 마셨다는 정황도 있었지만, 초동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밝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원칙대로 수사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서 가해자 확인이 가장 중요한데 아들이 혼자 운전했다고 말해 바뀐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며 “혈흔은 나중에 확인했고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가해자의 음주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7∼8명을 불러 조사했지만 입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동부취재본부/최연수 기자 karma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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