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장성역 재정차 두 달…옐로우시티에 ‘변화의 바람’
9월 16일부터 상·하행 1일 4회 운행…교통불편 해소
수도권과 접근성 획기적 개선…지역 경제·관광 ‘활기’
운행횟수 확대 시급…비좁은 역사·편의시설 부족 과제

4년 5개월 만에 이뤄진 KTX 장성역 재정차는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사진은 국도 1호선 장성 초입에 설치된 ‘옐로우 게이트’. /장성군 제공
장성군은 지난 9월 16일 KTX 운행 재개에 맞춰 대대적인 축하 행사를 마련했다./장성군 제공

전남 장성역에 고속열차(KTX)가 다시 정차한 지 오는 16일로 두 달을 맞는다. 주민의 열망과 기대 속에 4년 5개월 만에 이뤄진 KTX 장성역 재정차는 지역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지역 주민의 생활 방식이 변화하고 있으며, 침체를 겪던 주변 상권도 살아나 활기를 찾고 있다.

무엇보다 교통체증 없이 빠르게,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는 KTX를 이용한 관광객이 ‘옐로우시티’ 장성에 몰려들고 있다. 관광객의 이동 시간이 줄어든 덕에 온전히 장성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늘어 장성의 구석구석이 재조명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다만 KTX 운행 확대, 역사 인프라 확충 등 KTX 재정차 효과를 배가시키는 데 필요한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장성역에 정차 중인 KTX.

◇5만 군민 염원 풀었다

지난 9월 16일부터 KTX가 장성역에 운행을 재개했다. 지난 2015년 호남고속철도 개통과 함께 장성역 KTX 운행이 중단된 지 4년 5개월 만이다.

KTX는 하루 4차례 장성역에 정차한다. 운행 노선은 용산~서대전~목포 구간이다. 정차 시간은 목포행 낮 12시 20분과 오후 7시 55분, 용산행 오전 6시 29분, 오후 5시 42분이다.

장성역에는 2015년 4월 호남고속철도 개통 전까지 KTX가 매일 12회 정차했으나 충복 오송 ~ 광주 송정 구간 신설로 중단됐다.

KTX 장성역 경유가 이뤄지지 않아 역세권 상가 매출이 급감하는 등 지역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역 주변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황모(53) 씨는 “KTX 정차 중단으로 장성군을 찾는 관광객이 줄어 주변 자영업자들이 큰 상실감을 느껴왔는데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군은 침체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자 국무총리실, 국토교통부, 코레일을 수차례 방문해 KTX 장성역 경유 재개를 건의했다. 2016년에는 군민 1만명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장성군은 KTX 경유 재개가 상무대 군인의 교통 편의를 돕고, 관광 활성화 등 지역 발전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광주 송정과 정읍역까지 자동차로 이동해 KTX를 이용해온 승객의 편의도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주민 김모(31·장성읍)씨는 “오전 일찍 열차를 타면 서울에서 충분하게 볼일을 보고도 저녁이면 장성에 올 수 있다”며 “사업차 일주일에 두세 번 이상 KTX를 타고 서울에 가는 데 승용차로 가는 것보다 더 편리하다”고 말했다.

연이은 가을태풍으로 인한 축제기간 단축에도 100만이 넘는 방문을 기록한 올해 장성 황룡강 노란꽃잔치의 성공에는 전국 주요도시와 연결된 빠르고 편리한 KTX가 장성역 경유를 시작한 것이 흥행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 관광 ‘핫플레이스’로 부상

이처럼 장성역에 KTX가 운행을 재개한 지 두 달이 되면서 지역사회는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특히 장성이 도내 22개 시·군 가운데 관광 ‘핫플레이스’로 부각되고 있다.

연이은 가을태풍으로 인한 축제기간 단축에도 100만명이 넘는 방문을 기록한 장성 황룡강 노란꽃잔치는 KTX 수혜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황룡강 노란꽃잔치 기간 중 KTX 이용객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축제기간 동안 평상시 대비 175% 가량 KTX 승객이 증가했으며, 축제기간 주말에는 351% 증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지난 주말 9일에는 장성호 수변길과 출렁다리를 찾는 관광객이 5천명을 돌파하는 등 관광특수로도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수도권 역빨대 현상보다는 오히려 관광객 증가로 지역경제와 상권이 활성화하는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9월 말, 황룡강 황미르랜드에 조성된 해바라기 정원의 풍경.

◇남은 과제

하지만 장성역이 지역 성장거점으로 자리 잡으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KTX 장성역 증편이 시급하다. 장성역에 정차하는 KTX는 상·하행 각각 2회씩 하루 총 4회뿐이다.

이에 장성군은 KTX 운행횟수를 확대하기 위해 호소력 있는 논리개발에 힘쓰고 있다.

현재 장성군에는 4만 명의 상주 군인을 보유하고 있는 육군 간부양성 핵심시설인 상무대가 있다. 연 평균 3만8천 명의 교육생과 11만4천 명의 면회객이 상무대를 찾고 있는데, 상무대 관련 철도 이용객 규모만 합산해도 연간 15만6천 명에 이른다.

상무대와 단순비교를 해볼 수 있는 좋은 사례가 충남 계룡대다. 계룡대는 연 평균 1만1천 명의 장병이 철도를 이용하고 있지만, 계룡역의 정차 횟수는 하루 총 16회다. 상무대 방문객만 꾸준히 장성역 KTX를 이용해도 정차 재개의 충분한 근거가 되는 셈이다.

비좁은 역사와 편의시설이 부족한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용객들은 대합실이 너무 협소하고 역사 내에 화장실도 한 곳밖에 없어 불편이 크다고 하소연한다. 또한 현재 역사 안에는 편의점 하나만 덜렁 있을 뿐이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장성역의 KTX 정차 재개는 크나큰 상실감을 극복하고 이뤄낸 5만 군민의 위대한 쾌거”라며 “주민과 상무대 장병들의 교통 불편 해소와 지역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서 KTX 정차는 꼭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차횟수 확대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업이 많다”며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장성군민과 함께 다시 한 번 뛰겠다”고 말했다.

중·서부취재본부/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장성/박문수 기자 pm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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