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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기고-유네스코가 인정한 우리의 김장문화

유네스코가 인정한 우리의 김장문화
이은영 <농협구례교육원 교수>

이은영
 

잘 삶은 수육, 갖 지은 흰 쌀밥 한 공기, 손으로 찢은 김장 김치 한 접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맘때가 되면 가족친지, 이웃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앉아 몇 십, 혹은 몇 백 포기씩 담그는 김장문화 때문에 어느 집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우리나라의 김장문화는 2013년 12월 5일 제8차 유네스코 문화유산위원회에서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는데, 등록된 정식명칭은 ‘김장 - 한국의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Kimjang : Making and Sharing Kimchi in the Republic of Korea)이다.


이는 김장을 위해 한자리에 사람들이 모이고, 오랜 세대를 거쳐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가 한국인의 이웃 간 나눔의 정신과 연대감을 증대시키고, 이러한 행위 자체가 보존할 가치가 있는 유산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 한다.

김장의 과정은 수 날이 걸리는 복잡한 작업과정과 많은 일손이 필요한 터라, 품앗이(일손이 필요한곳에 노동력을 나누는 행위)라 하여 집집마다 김장의 시기를 달리 정하고, 마을 사람들이 순회하며 김장을 돕는 대규모 연례행사로 치러졌다. 이는 일반적인 노동력의 공유도 있겠지만, 바쁜 농번기 이후 각 가정의 안부를 묻고 서로 인사를 나누는 친목도모의 개념도 있었다.

허나 요즈음의 한국은 핵가족화를 넘어 1인 가구의 증가, 외식의 보편화, 반조리 음식의 대중화가 이뤄지고 있고, 김치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배추나 무와 같은 채소류도 연중 마트, 인터넷을 통해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김장문화는 대규모 행사 보다는 가족단위의 연례행사, 소규모의 김장으로 모습이 바뀌고 있다.

바쁜 현대의 일상 속에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인터넷 주문만으로 다양한 김치가 배달되어 오고, 우리의 아이들은 체험행사를 통해 혹은 영상 자료를 통해 김장문화를 경험하기도 한다.

이렇듯 김치와 김장이 갖는 문화로서의 가치는 점점 퇴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나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했을 느끼한 음식 뒤에 묵은 김치 한 젓가락, 해외여행 중 떠오르는 뜨끈한 김치찌개 뚝배기와 같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더욱더 지켜야할 문화라고 표현하고 싶다.

김장은 김치를 만들기 위한 단순 행위가 아닌 서로 간에 안부를 묻고 일손을 나누며 함께 어울러 땀을 흘리는 정이 기반이 된 행사라는 점에서 다시금 김장의 문화가 번성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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