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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가 만난 사람>김경순 화순 아산초등학교 교장

<남도일보가 만난 사람>김경순 화순 아산초등학교 교장
전학생 주거지 지원으로 농어촌 작은학교 희망 봤다
파격 지원에 캐나다·뉴질랜드서도 전학 문의전화
공정성 차원 입주 기준안 마련…다자녀 가정 우선
정부 정책화로 농어촌 작은학교·지역 활성화 계기
 

최근 전학생 가족들을 위한 주택 지원 정책으로 전국적인 화제를 모은 화순 아산초등학교 김경순 교장. 김 교장을 만나 농어촌 작은학교의 현실과 주거지 지원 정책이 현실화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편집자 주>
전교생이 27명 뿐인 초미니학교, 전남 화순군 북면의 아산초등학교가 최근 전국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전학생이나 입학생 가족에게 무상으로 주택을 지원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는 것. 주택 지원은 단 두채에 불과하지만 하루 100여통에 문의전화가 밀려드는 등 학교 측은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얼마전까지 통폐합을 걱정해야 했던 아산초는 주택 지원과 함께 농어촌 작은학교의 희망을 엿봤다.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낀 이들이 주거환경만 보장된다면 아이들과 함께 농어촌으로 이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산초가 사례가 보여줬기 때문이다. 학교 활성화를 걱정하던중 교직원, 지역민들과 함께 주거지 지원이라는 묘안을 생각해낸 김경순 아산초 교장을 직접 만나 농어촌 작은학교의 현실과 주거지 지원 정책이 현실화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남 화순군 북면 백아산 기슭에 위치한 아산초등학교 전경./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요새 학교 인기를 실감하는지?=언론 보도가 나간 이후 최소 하루 100통의 전학 문의전화가 계속해서 오고 있는 상황이다. 너무나 많은 분들이 문의를 해오셔서, 일일히 응대하기도 힘들지만 학교에 대한 관심으로 이해하고 교직원들이 성심성의껏 안내하고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와 뉴질랜드에서도 전화가 와 학교 입학 절차를 문의하는 등 해외에도 우리학교 소식이 알려진 모양이다. 또 경기도와 강원도, 광주 등 전국에서 10분 내외의 학부모들이 학교를 다녀가셨다. 앞으로도 학교를 직접 보고 전학 여부를 결정하고 싶다는 분들이 계셔서 몇분 더 찾아올 예정이다.

화순 백아산 기슭에 위치한 아산초는 무엇보다 자연환경이 좋다. 도시에 거주하는 학부모들이 이 부분에 가장 매력을 느끼시는 것 같다. 요즘 미세먼지 등 도시에서 아이들을 키우기 힘든 상황이지 않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어렸을 때라도 좋은 자연환경에서 컸으면 하는 바람을 모두 갖고 있다. 그런 바람을 갖고 계시던 분들이 마땅한 거처가 없어 농어촌 작은학교에 입학하는걸 엄두도 못내 하다가, 우리학교 소식에 문의를 해오는 것 같다.


너무 많은 분들이 입학을 희망하면서 지원 주택의 입주기준안도 마련했다. 세부적인 걸 설명할 수는 없지만 가장 큰 원칙은 다자녀 가정 우선이다. 형평성을 위해 여러 항목들을 점수화해서 이곳에 오래 머무실 분들이 지원 주택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전·입학생 가족들이 지낼 주택 공사현장. 올 연말 완공 예정이다./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주거지 지원이 현실화되기까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힘든 과정이 있었다. 지난해 이 학교에 부임하고 보니 의외로 입학을 희망하는 분들이 많더라. 다들 도시권에 거주하는 분들이었는데, 학교 인근에 마땅히 이사할 집이 없어 모두 무산됐다. 아산초 바로 옆 마을은 빈집이 많은데, 시골 어르신들은 집을 팔려고 내놓지 않는다. 조상이 물려주신 집이기도 하고, 팔아도 큰돈이 되지 않으니 그러시는 것 같다. 그렇다 보니 도시에서 이주를 원하는 분들이 시골에서 마땅한 집을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다가 문득 학교에 비어있는 교직원 관사가 떠올랐다. 2017년 새 교직원 관사가 신축되면서 옛 관사가 활용되지 못하고 있었다. 여기에 전학생과 입학생 가족이 살 집을 마련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구체화되고 나서 먼저 지역민들을 설득했다. 학교가 활성화되야 우리 지역이 함께 산다고 말씀드렸다.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지역민들도 나중엔 적극적으로 도와주셨다.

결국 저와 학부모대표, 지역민 대표 3명이서 A4 한장 짜리 기획안을 들고 구충곤 화순군수를 만나러 갔다. 꼭 학교를 살려낼테니 입학생 가족을 위한 주거지 신축 비용을 지원해달라고 말씀드렸다.

군수님은 처음에 많이 조심스러워 하시더라. 화순에 학교가 우리만 있는 것도 아니고, 적지 않은 액수의 시설투자이다 보니 많이 염려를 했다. 설득 끝에 실험모델로 우리 학교에 2억8천만원을 지워해주기로 하셨다. 군수께서 “성공할 자신이 있냐”고 물었을 때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답했다. 그만큼 주거지만 지원되면 우리 학교에 오실 분들이 많이 있다는 걸 확신하고 있었다.

농어촌 학교 현실에 대해 설명하는 김경순 아산초 교장./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일부 부정적인 반응은 어떻게 생각하나=입학생 가족에게 집을 지원한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일부 부정적인 여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차라리 통폐합을 하지, 집까지 지원하느냐”, “혈세 낭비 아니냐”는 등의 취지였다. 하지만 이같은 반응은 농어촌 현실을 몰라서 하는 얘기다. 농어촌 작은학교들은 아이 한명, 한명이 더할나위 없이 소중하다. 아이들이 적다고 학교를 통폐합해버리면 남은 아이들은 어떡하나.

무엇보다 학교가 없어지면 지역이 사라진다. 지역이 없어진다면 젊은 사람들이 들어오지를 않는다. 그러면 나이드신 어르신들만 사시게 되면, 그분들이 돌아가시고 나면 이 지역은 전부 황폐화가 되버린다고 볼 수 있다.

◇농어촌 작은학교가 살아나려면? = 농어촌 작은학교 뿐만 아니라 점차 사라져가는 지역을 살리기 위해선 국가적 노력이 뒷받침되야 한다는 사실을 이번에 깨달았다. 학교나 교육청, 지자체 차원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국가적으로 농어촌의 주거지 지원 뿐만 아니라 작은학교 살리기 정책 등을 심도있게 추진했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학교가 주거환경만 보장된다면 어디서든 시골에 이사올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 같아 뿌듯하다. 물론 많은 책임감도 느낀다. 당장 밀려드는 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 없어, 계속 문의를 해오시는 학부모들께 양해를 구하고싶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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