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대상 후보 명단서 사라진 득점왕 펠리페
‘벌금 600만원 이상’ 징계 개인상 제외 신설 규정 탓
안산전 판정항의로 700만원 제재…베스트11도 제외

지난 8월 17일 부산아이파크와 광주FC의 경기에서파울을 당한 펠리페. /광주FC 제공

올시즌 K리그2 득점왕인 펠리페가 K리그 개인상 후보에서 제외됐다.

19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19시즌 최우수 선수(MVP), 영플레이어, 감독상, 베스트 11 등 부문별 후보들의 명단을 발표했다.

그러나 명단에는 의아한 점이 있었다. 당연히 있을 거라 생각되는 몇 이름이 빠져있던 것. 그 중에는 올 시즌 K리그2 우승팀 광주FC의 주포였던 펠리페도 포함됐다.

올해부터 강화된 개인상 규정 때문이었다. 연맹은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해당 시즌 5경기 이상의 출장정지 혹은 600 만원 이상의 벌과금 조치를 받은 자는 후보 제외’의 안건을 통과시켰고, 올해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페어플레이를 유도하고 상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해당 안건이 신설됐다”고 밝혔다.

펠리페는 지난 9월 안산 그리너스와의 26라운드에서 판정항의로 경고를 받은 뒤 밖에서 부상 치료를 받다가 물병을 걷어차는 등 과격한 행위로 퇴장을 받으며 상벌위원회에서 제재금 700만원 처분을 받았다. 이로 인해 이번 후보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펠리페 이외에도 김도훈(울산), 김병수(강원), 김종부(경남) 등 감독 3명과 김광석(포항), 김은선, 김진수(전북), 박태홍(경남), 최준기(전남) 등 6명의 선수가 새로운 규정에 적용을 받게 됐다.

이번 결정에 대해 당황스러운 점은 따로 있었다. 후보가 발표되기 전까지만 해도 해당 규정에 대해 광주 구단에서 아는 사람이 없었던 것.

때문에 펠리페는 광주의 시즌 마지막 경기인 대전전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도 3관왕에 관해 묻는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더욱이 펠리페의 3관왕에 대해 희망적인 관측을 내놓는 기사들도 줄지어 쏟아져 나왔고, 이는 결과적으로 오보가 됐다.

광주뿐만아니라 타 구단에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도 해당 규정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이유는 해당 사안이 규정집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포함되지 않은 사안의 경우 공문을 통하거나 연맹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규정집을 이용하는 구단과 언론들은 혼란을 겪게 됐다.

연맹은 “이사회에서 결정되는 사안에 대해 사유와 함께 각 구단에 즉시 통보된다”며 “이사회에서 결정되는 모든 사안은 각 구단에게 영향을 미치는 규정이 되지만 경우에 따라 신설 규정집에 포함되지 않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구단도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광주FC 관계자는 “펠리페의 징계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쉽다”며 “구단이나 선수단 모두 시즌 전 대회규정을 숙지한다. 해당 내용은 규정에 포함되지 않았기에 선수의 실망감도 크다”고 밝혔다.
/한아리 기자 h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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